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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 싫어"… 코끝 찡한 예술영화들 '짧은 연휴, 긴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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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 싫어"… 코끝 찡한 예술영화들 '짧은 연휴, 긴 여운'

입력
2013.02.0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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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예술영화는 소수의 영화 마니아들만의 것이 아니다. 설연휴 영화를 통해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얻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갓진 분위기의 예술영화전용관을 노크해보자.

문라이즈 킹덤

순수한 첫사랑을 그린 영화다. 샘과 수지는 열두 살짜리 소년 소녀. 1년 전 교회의 행사에서 첫눈에 반해 펜팔로 사랑을 키워왔다. 이들은 결국 둘만의 아지트를 찾아 사랑의 도피를 선택하고, 샘의 보이스카우트 대원들과 수지의 가족들이 이들을 찾아 나서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어린 연인의 사랑은 솔직하고 당돌하다. 어설픈 첫 키스와 둘 만의 해변에서 마음껏 춤 추는 이들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오래 전 잃어버린 설렘, 사랑의 원형을 떠올려 본다. 조연으로 나온 브루스 윌리스,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등의 연기 변신도 이채롭다. 15세 이상.

더 헌트

조용한 마을에서 어린 아이의 거짓말 하나로 '마녀사냥'이 일어난다. 유치원 교사 루카스(매즈 미켈슨 분)는 친구의 딸이자 유치원 원생인 클라라의 거짓말 때문에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린다. 사실이 아니라고 루카스는 항변하지만 '아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친구와 이웃들은 모두 그를 외면하기 시작한다.

매즈 미켈슨의 사슴의 눈빛을 닮은, 억울함과 분노에 찬 슬픈 눈망울이 오랫동안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이 영화는 2012년 칸영화제에서 각본상(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과 남우주연상(매즈 미켈슨)을 받았다. 15세 이상.

아무르

'아무르'의 인기도 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만간 관객 7만 명을 넘어설 기세이다. 한결 같은 사랑으로 수십 년을 함께 해오다 어느 날 갑자기 병마와 마주하게 된 8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반신불수가 된 아내 안느는 입원 치료를 거부하고, 남편 조르주는 집에서 죽음을 눈앞에 둔 아내를 보살피기로 한다. 영화는 죽음을 마주한 아내와 그런 아내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남편을 통해 사랑과 죽음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담아냈다.

감독은 병과 죽음과 맞닥뜨린 노년의 삶을 단조롭고 절제된 화면에 담아낸다. 2012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15세 이상.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중증 장애인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38세의 마크 오브라이언(존 혹스 분)은 6세에 소아마비에 걸려 온 몸의 근육을 쓸 수 없게 됐다. 오직 얼굴 근육만 살아있는 그는 침대에 누워 30여 년을 보냈다. 그가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총각딱지를 떼는 것. 그는 성당의 신부를 찾아가 "죽기 전 섹스를 해보고 싶다"고 고백하고, 결국 섹스테라피스트 셰릴 코헨 그린(헬렌 헌트)과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마크가 셰릴과 만나 특별한 세션을 거치며 내면의 불안과 성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내는 과정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청소년관람불가.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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