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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론 실종된 여권 연석회의… 박근혜 일방적 당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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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론 실종된 여권 연석회의… 박근혜 일방적 당부만

입력
2013.02.0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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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거의 정신교육인 셈이지."

새누리당이 6일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개최한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한 친이계 중진 의원은 쓴소리를 했다. 박근혜정부 출범에 앞서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한 집권여당의 역할을 논의하는 자리인 줄 알고 왔는데, 3시간 가량의 행사에서 외부 인사의 특강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말에 이은 오찬만 진행됐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예전 같으면 짧게나마 현안에 대한 자유토론이 이뤄졌는데 이번엔 토론 시간도 없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날 행사에 대해 "대선 이후 박 당선인이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인사할 기회가 없었다"며 "박 당선인이 이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전하면서 새 정부의 성공적 출범을 위한 단합대회 성격으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연석회의에서는 당내에서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안과 인사청문회, 민생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 등에 대한 의견 개진은 일절 없었다. 대신 오찬에 맞춰 느지막이 등장해 국회의 협조를 부탁한 박 당선인의 '말씀'만 있었을 뿐이었다.

당내 소통을 위한 자리가 이처럼 박 당선인의 일방적 당부로 끝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 당선인이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지난해 8월 31일 열린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었다. 당시에도 참석자들 간 토론 없이 외부 강사들의 특강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의 발언은 당시 후보였던 박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기원하는 축사였을 뿐이었다.

'소통 부족'이라는 비판을 듣는 박 당선인이 이날 참석자들로부터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고언을 구하는 자세를 보였다면 어땠을까. 참석자들이 박 당선인에게 바닥 민심을 전하거나 마음 속에 담아둔 충고를 건넬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날 행사가 이렇게 진행된 책임은 기본적으로 박 당선인의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새누리당에 있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자진 사퇴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당 최고위원ㆍ중진연석회의와 의원총회에선 박 당선인의 인사 검증 시스템과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불만이 봇물을 이뤘다. 하지만 이후 다수 의원들은 박 당선인과의 식사 자리에선 '꿀 먹은 벙어리'가 돼버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선 "집권당은 보이지 않고 박 당선인만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 여론을 가감 없이 대변하면서 청와대, 정부를 견제하고 돕는 게 여당의 역할이다. 여당이 살아 움직여야 박 당선인의 국정운영도 성공할 수 있다.

정치부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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