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의 업체 쌍방울이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정부로부터 대북 위탁가공무역을 허가 받았다.
쌍방울 측은 중국 지린성(吉林省)에 있는 생산 법인인 '쌍방울 길림트라이방직유한공사'가 앞으로 2년간 북한에서 의류임가공을 할 수 있게 됐다고 6일 밝혔다. 개성공단에서 임가공무역(국내 생산 원자재로 현지에서 물품을 제조, 가공해 수입ㆍ수출하는 일)을 하는 국내 업체들은 있으나 중국 정부로부터 북한 내 위탁가공 사업 허가를 받기는 쌍방울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허가를 받는다면 쌍방울은 북한 나선 특구 등에 위치한 공장에 낮은 임금으로 내의 생산을 위탁할 수 있게 된다. 중국 지린성은 지난 5일 북한에 의류 임가공을 위탁할 수 있는 업체를 4곳 선정해 발표했는데, 나머지 3곳은 중국 2개사, 일본 1개사다.
쌍방울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지린성에 위치한 국내외 기업 중 생산규모와 품질 등을 기준으로 선정해 발표했다"며 "사전에 신청을 받지는 않았으나 우리 공장이 오랫동안 높은 품질의 내의를 생산했기 때문에 선정된 것 같다"고 밝혔다. 1995년 지린성 훈춘(琿春)에 11만4,000㎡(3만여평) 규모로 세워진 쌍방울 길림트라이 생산공장은 제반 생산설비와 첨단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종업원은 1,000여명이다.
하지만 중국에 설립한 법인이라 해도 천안함 사건에 이은 5ㆍ24 조치로 국내 업체들은 대북 무역교류에 제한을 받고 있어 실제 교역이 이뤄지려면 우리 정부의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
통일부 관계자는 "현재는 5ㆍ24조치로 남북교역이 제한돼 있고 북한이 천안함, 연평도 포격사건 등에 대한 사과가 없어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쌍방울 관계자는 "2년 기간을 부여 받았기 때문에 만약 그 사이에 남북관계 변화 등으로 5ㆍ24 조치가 풀린다면 북한에 생산을 위탁할 수 있다"면서도 "당장은 남북관계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고 정부 입장도 확고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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