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활동 거점으로 활용할 '개인 사무실'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이 대통령은 사저 외부로 출퇴근하는 첫 전직 대통령이 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김대중도서관을 집무 공간으로 사용했지만 이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와 연결돼 있는 곳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이 대통령은 퇴임 후 소리 안 나게 활동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다"며 "국정운영 경험을 사장시키고 초야에만 묻혀 지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퇴임 후 녹색성장 전파, 4대강 사업 연구, 민간 외교 지원 등에 활동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사무실은 민간외교 차원에서 재임 기간 중 사귄 전·현직 국가 정상급 인사 등을 만나는 접견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 측이 이미 퇴임 후 돌아갈 강남구 논현동 사저에서 멀리 않은 삼성동 등지에서 사무실을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퇴임 후 거취에 대해 훨씬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대통령은 최근 "서울시장에서 물러날 때는 오후5시까지 일했지만 이번에는 밤 12시까지 잠을 안 자고 있다가 12시 1분에 자겠다"고 말할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일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어한다. 또 차기 정권의 대통령직인수위가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퇴임 후 활동이 주목을 받는 것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사무실 문제 등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고 있고, 구체적인 결정과 행동은 퇴임 후에나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퇴임 후 계획에 대해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아주 조용하게 하며 지내겠다"며 "해외 굴지의 컨설팅 회사가 계획서를 만들어 보내 주기도 하고 퇴임 후 휴가를 같이 가자는 정상도 있지만 아직까지 딱 뭘 하겠다고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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