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를 쓴 저항시인 이상화의 시와 수필, 이광수의 단편소설 두 편이 새로 발굴됐다.
근대서지학회는 최근 이상화의 시 두 편과 수필 한 편, 이광수의 단편소설 두 편을 찾아 6일 발간된 반년간 잡지 (소명출판) 최신호를 통해 공개했다.
이상화의 작품은 카프(KAPFㆍ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준기관지인 2호(1926년)에 발표한 시 '설어운 調和(서러운 조화)' '머-ㄴ 企待(먼 기대)'와 수필 '心境一枚(심경일매)'다. 이 작품들에는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와 마주했던 시인의 내면과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에 이상화의 발굴 작품들을 해설한 글을 기고한 염철 경북대 강의교수는 "이번 시들은 시적 형상화, 구체성이나 감정의 직접적 울림이 떨어지는 점이 있지만 이상화의 문예운동 참여시기 정신세계를 살펴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광수의 작품은 일제강점기 친일 선전잡지 와 조선판에 발표한 단편 '면화'(1943년)와 '反轉(반전)'(1944년)이다. 이광수는 이들 잡지에 여러 편의 친일 협력소설을 발표했다.
이광수의 발굴 소설에 대한 해설을 쓴 최주한 경기대 강사는 "1942년 10월 조선어학회 사건 이후 '한국 근대문학사 공백기'로 간주되는 시기에 조선어로 쓴 작품"이라며 "이광수의 다른 친일문학과 다른 목소리를 낸 작품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면화'에 등장하는 '천년만년 솜씨를 잊지 않고 피는 꽃'이란 구절을 조선 문화는 언제고 다시 꽃을 피우고 결실을 볼 것임을 은밀하게 전하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그는 "이광수가 일제에 협력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이광수의 글쓰기를 한결 같은 것으로 간주해서는 이 무렵의 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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