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연주자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클래식 음악계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는 국내 오케스트라들이 활기를 띠어야 합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일대기를 그리게 될 교향곡 전곡 연주 도전은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연주력을 향상시킬 좋은 기회죠."
2010년 베토벤 교향곡과 협주곡 전곡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쳤던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이번에는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에 도전한다. 상임지휘자인 김대진(51)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가 이끄는 수원시향은 20일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협연 이지혜)와 교향곡 5번을 비롯한 총 여섯 차례 연주를 통해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곡 전곡과 피아노협주곡 전 3곡,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콘서트 판타지 G장조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인다. 같은 프로그램을 '차이코프스키 사이클'이라는 제목으로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재씨가 협연하는 15일 공연을 시작으로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 무대에도 올린다.
4일 만난 김 교수는 "수원시향의 질감 풍부하고 깊은 음색이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굵직한 소리와 잘 어울린다"며 이번 도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차이코프스키는 직접적으로 애정 고백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 순수한 감성을 매력적인 선율에 숨김 없이 담았죠. 대중에 친숙한 교향곡 4, 5, 6번 외에 자주 연주되지 않는 1, 2, 3번까지 청중이 공감하게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그에게 올해는 차이코프스키 사이클 연주 외에도 또 다른 큰 과업이 기다리고 있는 해다. 그는 수원시향 상임지휘자 역할 외에도 피아니스트이자 손열음, 김선욱 등을 길러낸 피아노 스승으로, 또 금호아트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음악감독, 음악해설가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피아노 스승으로서 그는 한국예술영재교육원과 함께 새로운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를 8월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 "실력 있는 젊은 연주자들이 놀랍도록 많아진 한국 음악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국제적인 네트워킹 확대"라는 게 그가 설명하는 콩쿠르 신설 배경이다.
"지금의 클래식 음악계는 훌륭한 제품을 갖고도 유통망을 뚫지 못하는 형국이죠. 우리 젊은 연주자들은 외국에서 K팝 못지않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어요. 해외 콩쿠르 입상 소식에 흥분만 할 게 아니라 이제 국내에 직접 국제시장을 만들어 많은 외국의 음악 관계자들이 한국을 친근하게 느끼게 해야 합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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