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홈쇼핑업체들의 최대 화두는 주방용품이나 생활용품이 아니다. 다름아닌 패션이다. 지난해부터 마진이 좋은 패션이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빅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너도 나도 고급 브랜드 개발에 승부를 걸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샵(디자이너 브랜드), CJ오쇼핑(자체 브랜드), 현대홈쇼핑(명품 브랜드) 등 주요 홈쇼핑들이 연초부터 차별화된 패션 브랜드를 앞세워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3년 전만 해도 전체 매출에서 20%에 지나지 않았던 패션분야가 지난해 30%중반까지 치솟은 데 이어 올해는 더욱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패션은
홈쇼핑으로선 단가도 높고 마진도 좋은 아이템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백화점보다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만날 수 있어 매력적이다.
GS샵은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들과 손을 잡았다. 특히 창사 이후 처음으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스탠더드호텔에서 패션 쇼케이스 '2013 GS샵 인 뉴욕'을 열고 올 봄·여름 시즌에 출시할 디자이너 협업브랜드인 손정완의 '에스제이 와니', 김서룡의 '쏘울', 이승희의 '알레뜨', 홍혜진의 '로보 위드 더 스튜디오 케이'를 선보였다. 쇼에는 스타일리스트 패트리샤 필드, 디자이너 스티브 알란 등 뉴욕 패션계 유명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는 지난해 허태수 사장이 '패션리더 홈쇼핑'을 선언하며 50%인 패션과 화장품 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 김호성 GS샵 전무는 "가격을 앞세웠던 홈쇼핑 패션이 이제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패션비중을 35%까지 높인 CJ오쇼핑은 자체브랜드(PB)에 주력하고 있다. 적은 유통마진으로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며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 최근 크리스찬 디올 수석디자이너 실리아 보에스를 영입해 만든 란제리 PB브랜드 '피델리아'를 파리컬렉션에 출품시키는 등 총 13개의 PB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장민영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씨의 협업으로 이뤄진 PB브랜드 엣지는 1시간 방송 시 4,600건의 주문을 받는 등 매 시즌 200% 성장하며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현대홈쇼핑은 패션의 고급화를 내세우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의 패션으로 잘 알려진 고급 디자이너 브랜드 '엘렌 트레이시'를 단독 판매하는 등 해외의 고급 브랜드를 줄줄이 선보일 예정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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