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26ㆍ스페인ㆍ랭킹5위)이 7개월 만에 다시 코트로 돌아와 ‘골든 스윙’(Golden Swing)을 정조준 했다.
골든 스윙이란 매년 초 라틴아메리카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4개 대회를 가리키는 테니스 용어다. 4개 대회 모두 클레이코트란 공통점이 있는데 2001년 대회 시작 이후 지금까지 한 해에 2개 이상의 타이틀을 따낸 선수가 없다. 나달은 유럽 클레이코트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골든 스윙을 통해 최적의 몸 상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나달은 6일(이하 한국시간) 칠레의 비나 델 마르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250 VTR오픈 복식 1회전에서 후안 모나코(아르헨티나)와 호흡을 맞춰 대회 2번 시드의 프란티세크 세르마크-루카스 들로히(이상 체코)를 2-0(6-3 6-2)으로 꺾었다.
하지만 나달은 이날 경기에서도 왼 무릎에 붕대를 감고 나와 정상 컨디션이 아님을 내비쳤다. 나달은 실제 경기에 앞서 “복귀전을 매우 조심스럽고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나달은 경기 후 “내가 이 대회를 택한 이유는 클레이코트란 점과 코트 복귀시점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관심을 모은 단식에서 나달은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해 7일 2회전을 치른다.
나달은 이 대회에 이어 브라질오픈(11일)과 멕시코오픈(25일)에 잇달아 출전해 무릎과 라켓을 동시에 점검할 예정이다.
지난해 윔블던 2회전 탈락 이후 7개월 동안 고질적인 왼쪽무릎 부상으로 ‘칩거’에 들어간 나달은 이 기간 동안 랭킹도 2005년 5월 이후 처음으로 5위로 추락해 자존심을 구겼다.
ATP측은 나달의 복귀전을 앞두고 지난달 31일 홈페이지 통해 역대 클레이코트의 강자들을 집중 조명했다. 1973년 ATP가 각종 기록을 집계한 이후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254승19패(승률 93%)로 단연 수위를 달리고 있다. 비외른 보리가 245승39패(86.3%), 이반 랜들이 329승75패(81.4%)로 각각 뒤를 잇고 있다. 나달의 클레이 전적을 2005년 이후로 좁히면 227승9패로 승률 96.2%까지 치솟는다. 특히 2006~2010년 동안에는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 나달이 클레이코트에서만 거둔 타이틀은 36개. 여기에는 ATP 1000시리즈 몬테카를로 오픈 8연패가 포함돼 있다. 전 세계랭킹 1위 토마스 무스터는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은 천하무적이다”라며 “나달은 지칠 줄 모르는 스테미나로 코트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나달의 성공적인 복귀전과 함께 이 대회에는 16세의 나이로 ATP 첫 승을 따낸 선수가 나와 화제다. 주인공은 1996년 5월30일생인 크리스티안 가린(칠레ㆍ920위). 가린은 단식 1회전에서 두산 라조비치(22ㆍ세르비아ㆍ166위)를 84분만에 세트스코어 2-0(6-3 6-4)으로 따돌리고 ATP투어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가린은 두 차례 맞이한 브레이크포인트를 모두 자신의 점수로 연결해 뜻밖의 승리를 안았다.
나달의 이 대회 연습파트너이기도 한 가린은 이로써 2000년대 들어 16세의 나이로 ATP투어대회에서 승리를 따낸 5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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