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울산항을 세계 3대 액체화물항만으로 키우려는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 유화산업과 연계한 다양한 물류경쟁력 강화방안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지적은 울산발전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 ‘항만물류 기반의 유화산업 연계 육성방안’에서 연구총괄을 맡은 강영훈 박사(선임연구원)에 의해 제기됐다.
6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세계 주요 액체화물 취급 항만은 북미의 ‘오버 드 펜스’ 프로젝트, 유럽의 오일허브와 물류네트워크 효율화 방안, 일본의 석유화학 르네상스 프로젝트 등 화학산업과 액체물류 네트워크를 통합하는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핵심은 화학산업과 물류를 연계, 항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으로 액체항만 규모는 키우고 있지만 물동량을 끌어들이는 유화산업의 부가가치 창출 부문에는 인프라 부족, 각종 규제, 금융서비스 및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강 박사는 오일허브사업과 더불어 지역 유화산업의 물류경쟁력 강화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울산항이 기업전용부두와 잡화부두가 혼재한 만큼 항만구역을 조정해 탱크터미널 밀집지역을 액체화물만 취급하는 전용항으로 지정, 항만 안전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야간 출입도 가능한 특화항으로 운영, 향후 안전문제에 대한 운영노하우를 습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박사는 또 ‘외국인투자 활성화 지역’ 지정도 주장했다. 울주군 온산읍에 올해 상반기 조성이 완료되는 울산자유무역지역에도 창고 등 물류부문이 있으나 미포와 온산공단의 중간에 위치, 액체화물과 관련된 투자촉진지역으로는 미흡한 점이 있는 만큼 항만을 낀 특정지역을 외국인투자 활성화지역으로 지정, 자유무역지역이나 경제자유지역 등과 차별화한 액체화물 위주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자는 것이다.
그는 또 전문교육기관으로 ‘국제금융공학센터’ 설립도 제안했다. 항만물류 기반의 유화산업 육성을 위해 원유 및 석유제품 전문가와 트레이더를 양성, 석유제품 판매과정에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이는 싱가포르가 풍부한 석유 거래 경험에다 현물 및 파생상품시장 전문교육기관을 다수 갖춰 이곳에서 양성된 많은 전문가들이 현지에 거주하며 다양한 트레이딩 전략으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점을 벤치마킹하자는 것이다.
이밖에 그는 액체화물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포트 세일즈도 주문했다. 물동량 확대를 위해서는 동북아 오일허브라는 인프라와 함께 석유 관련 국제회의, 해외 컨퍼런스 등을 활용, 액체화물 특화항만인 울산항의 장단점을 소개하는 일련의 작업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 박사는 “최근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동북아에서 항만물류 기반의 석유화학 연계 육성을 위한 환경조건이 갖춰지고 있으나 제도를 만들고, 규제를 철폐하고, 연계를 활성화하는 등 실질적인 사업 추진엔 한계가 있다”면서 “동북아 오일허브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런 문제들을 다단계 추진전략으로 풀어갈 태스크포스 구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은 정부가 울산신항 북ㆍ남쪽에 2020년까지 총 2조500억원을 투입, 선박접안시설 8개와 부지 72만여㎡를 조성하고 원유 등 2,800만 배럴을 동시 저장할 수 있는 탱크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1단계(북항)는 2015년 준공할 예정이며, 2단계(남항)는 연내 착공하는 것으로 기본계획 변경을 검토 중이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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