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는 3,500명의 조합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결과물이다."
5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신차 발표회장. 이유일 대표는 이날 공식 출시한 프리미엄 다인승ㆍ다목적 레저차량(MLV) '코란도 투리스모'를 이렇게 소개했다. 로디우스 후속 모델인 이 차는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서도 2년6개월간 무려 1,800억원을 쏟아 부어 만든 역작이다. 그런 만큼 성공여부에 쌍용차의 미래가 걸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국내 시장에서 경쟁 상대는 기아의 카니발이다.
이 대표는 "코란도 투리스모는 카니발과 당당히 경쟁해 내수와 수출에서 2만대 이상 판매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전체 차량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20% 상승한 14만9,350대로 잡았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이 한 자리 수 증가율을 목표로 세운 것에 비해 상당히 공격적인 수치다.
최근의 분위기는 무척 고무적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5개월 연속 월 1만대 이상 차량 판매 기록을 세웠다. 또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열흘간의 코란도 투리스모 사전 예약 행사에서도 1,000여대가 계약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투리스모 계약건수는 예상보다 2배 가량 많은 규모"라며 "신차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차 이름은 쌍용차의 장수 SUV인 '코란도'와 이탈리아어로 여행을 뜻하는 '투리스모'를 결합했다. 11인이 함께 탑승해 도심 주행뿐 아니라 레저와 아웃도어까지 즐길 수 있게 설계했다. 후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등의 전면 디자인을 통해 코란도 패밀리 룩을 연출했다. 좌석은 4열로 구성됐으며 2, 3열을 접으면 테이블이 된다. 2~4열을 모두 접으면 3,240ℓ의 적재 공간이 확보된다. 최대 출력 155ps, 최대 토크 36.7㎏ㆍm의 힘을 낸다.
쌍용차 관계자는 "연간 6만5,000원의 저렴한 자동차세에다, 국내 동급 유일 전자식 4륜 구동 시스템으로 험한 길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며, 6인 이상 탑승 시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쌍용차 정상화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노사합의로 3월부터 무급 휴직자 455명 전원이 복직할 수 있게 된 것도 '코란도 투리스모'덕분이다. 모두 투리스모 생산라인에 투입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투리스모가 많이 팔려야 나머지 휴직자들도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만큼 큰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유일 대표는 "쌍용차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으로 수출과 투자 유치가 어렵다"며 쌍용차 문제의 정치 쟁점화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 때문에 모기업인 마힌드라가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며 "11월 신차 개발과 관련, 투자결정을 하기로 했지만 미뤄져 이달 14일 열릴 이사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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