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제조업체 A사는 최근 원화 강세 탓에 수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원ㆍ달러 환율이 50원씩 떨어질 때마다 수출액도 6.7%씩 내려앉아 버린 것. A사 관계자는 "원고(高)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으로 생산원가는 다소 줄었지만, 수출액 감소 폭이 워낙 크다 보니 영업이익도 7% 가까이 감소하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최근 원고(高)ㆍ엔저(低) 현상으로 인한 국내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 중소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피해를 봤다는 업체의 비율이 97.2%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조사 때 53.1%였던 것에 비하면 4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특히 엔화 가치 급락으로 일본보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가전, 자동차부품 업종의 경우조사대상 기업 모두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주요 피해 유형으로는 '이미 수출을 계약한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67.6%)이 가장 많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322개 수출업체(대ㆍ중견기업 140개, 중소기업 182개)를 설문 조사한 결과도 유사했다. 원화 강세로 수출상담ㆍ계약차질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은 45%였으며, 주문 축소가 발생한 업체는 21%, 채산성 악화로 아예 수출을 포기해 버린 경우도 20%나 됐다.
게다가 중소기업들의 경우 환율 급변동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무협 조사결과,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환리스크 관리를 한다고 답한 중소기업은 21%에 그쳤다. 대한상의 조사에서도 30%가 '대책이 없다'고 했고, 나머지 기업 대부분(58.3%)도 '원가절감으로 버티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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