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중인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주변에서 중국 군함이 일본 구축함을 사격용 레이더로 정조준한 사실이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양국간의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에 중국측에 강력 항의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장관은 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프리깃함이 지난달 30일 오전 일본 구축함을 상대로 사격통제레이더(Fire-control radar)를 조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오노데라 장관은 "장소는 동중국해"라고만 밝혔으나 NHK 등 일본 언론은 "센카쿠 열도 주변"이라고 보도했다.
오노데라 방위장관은 "지난 달 19일 오후에도 중국 함선 주변에 떠 있던 일본 헬리콥터에서 사격통제 레이더 감지 작동 경보가 울렸다"며 중국측의 조준 의혹을 제기했다.
사격통제레이더는 함포나 미사일 발사를 위해 목표물까지의 거리와 발사 각도 등을 산출하기 위한 발사하는 것으로, 조준 행위만으로도 상대를 위협하는 의미가 있다.
방위성은 5일 이 사실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보고한 뒤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측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오노데라 장관은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 달 30일 중국측이 레이더를 조준하고서야 확신을 갖고 관련 자료를 보내 정밀분석을 거쳤다"며 "사안이 사안인 만큼 신중히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통상적으로 사격통제레이더를 조준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매우 위험한 사태가 일어났다"고 우려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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