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의 기도 덕분에 신이 제게 두 번째 생명을 주셨다. 치료를 다 받으면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살겠다."
지난해 10월 여성의 교육권을 옹호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총에 맞은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15)가 사건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말랄라를 치료하고 있는 영국 런던의 퀸엘리자베스병원은 그가 의사와 짤막한 인터뷰를 하는 비디오 영상을 4일 공개했다. 하얀 스카프를 두른 말랄라는 병실에 앉은 채 영어로 또렷하게 말했다. 하지만 얼굴 왼쪽은 부상 때문인지 말하는 중간에도 전혀 움직임이 없이 경직돼 있었다.
말랄라는 "몸 상태가 매일 좋아지고 있고, 수술결과도 성공적이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여러분은 제가 살아 있는 것을 보고 있다. 저는 말도 하고, 여러분을 볼 수도 있다"며 "많은 사람들의 기도 덕분에, 저를 위해 기도해 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이날 의료진은 5시간에 걸친 수술 후 "총알에 함몰된 머리 부분에 티타늄 판을 삽입해 복원하고, 귀에는 달팽이관을 대체할 전자기기를 부착했다"며 "왼쪽 청력에 문제가 있었지만 수술이 성공적이어서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말랄라는 치료가 끝나면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한달 후쯤 치료가 끝나면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을 돕고, 모든 소녀와 아이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 나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기금을 만들었고, 스스로 희생할 준비도 돼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여성의 교육권 증진을 위해 말랄라 기금이 만들어졌다. 미국 총기난사 피해자인 가브리엘 기퍼즈 전 하원의원의 남편인 마크 켈리와 말랄라, 말랄라의 가족, 파키스탄의 운동가 등으로 위원회가 구성됐다. 2009년부터 '여성도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는 글을 블로그 등에 올리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말랄라는 지난해 10월 파키스탄 북부 스와트주 밍고라에서 버스를 타고 학교에서 돌아오다 탈레반의 총격을 받고 머리와 목에 총상을 입었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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