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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긴 연줄 풀면 '희망'이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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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긴 연줄 풀면 '희망'이 날아오른다

입력
2013.02.0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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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충북 청주시 무심천 둔치 청남소공원에 인근 청주 운호중학교 학생들이 모였다. 징 소리에 맞춰 학생들은 일제히 얼레에 감긴 연줄을 풀기 시작했다. 이내 꼬리연, 방패연, 가오리연, 독수리연 등 형형색색의 연들이 다양한 자태를 뽐내며 하늘높이 날아올랐다. 한 켠에서는 수십 명씩 무리를 지어 제기차기 시합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1ㆍ2ㆍ3학년 전교생 580여명이 참여해 갖가지 전통놀이를 체험한 이 행사에는 교직원 30여명도 전원 동참했다. 교사와 학생들은 한 데 어울려 윷놀이도 하고 연싸움도 즐겼다.

학생들은 이날 행사를 위해 겨울방학 과제물로 연과 제기를 직접 만들었다. 놀이를 하는 방법은 개학 후 학교운동장에서 선생님들한테 배웠다. 담임 교사로부터 얼레 이용법을 배웠다는 김진모(1년)군은 "선생님과 함께 연을 띄우며 즐긴 시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청주 운호중이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민속놀이 행사를 처음 연 것은 1999년. 설날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잊혀져가는 우리 세시풍속을 익히면서 소중한 추억도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겨울방학이 끝난 직후 여는 행사는 한 해도 빠짐없이 이어져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

행사에서는 민속놀이 외에도 전교생이 한지에 소원을 적어 풍선에 매단 뒤 하늘로 띄우는 이벤트도 이어진다. 또 졸업을 앞둔 3학년들은 청남소공원을 출발해 청남교-모충교-남사교-청주대교-롤러스케이트장을 돌아오는 건강달리기 대회도 펼친다.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변을 뛰며 변화하는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이 대회에는 일반 시민들도 참가해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기도 한다. 주민 이찬규(48ㆍ흥덕구모충동)씨는 "어린 학생들이 우리 것을 배우려는 모습이 참 대견스럽다"며 "시민들의 동참도 늘어나면서 민속놀이 행사가 주민 축제장으로 발전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청주 운호중 이주왕 교장은 "전통문화의 의미를 일깨우고 각자의 꿈과 희망을 소원하는 체험행사가 이제 운호중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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