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일주일간 인질로 잡혀있던 다섯살짜리 아이가 극적으로 구출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4일 앨라배마 미들랜드시티에 있는 납치범 지미 리 다이크스(65)의 집 지하실을 급습해 아이를 구해냈다고 발표했다. 인질극을 벌인 납치범은 사망했다.
스티브 리처드슨 FBI 특수요원은 기자회견에서 "인질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고 다이크스가 총을 든 것을 보고 아이가 당장 위험하다고 판단해 지하 벙커에 들어가 아이를 구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는 다친 데는 없으나 발달장애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어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덧붙였다. 납치범은 사살됐는지 아니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트럭 운전사로 일하다 은퇴한 다이크스는 지난달 29일 하굣길의 통학버스에 난입해 운전사를 사살하고 아이를 납치해 집 지하실에 가두고 경찰과 대치해 왔다. 다이크스는 애초 버스에 탄 아이 20여명을 납치하려 했으나 운전사가 이를 막고 아이들을 뒷문으로 내보내자 그를 살해한 뒤 아이 한 명만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과 관리들은 다이크스를 전쟁 등의 위험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비하는 사람을 뜻하는'생존주의자'이며 반정부 성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다이크스가 1964~69년 군 복무했으며,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다고 전했다. 다이크스는 2년 전 앨라배마로 이사해 이웃과 떨어진 집에서 외톨이로 지냈다.
이웃들은 다이크스가 개를 쇠파이프로 때려죽이고 자신의 집 안에 들어온 아이들을 쏘겠다고 위협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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