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던 파키스탄의 도시에 대규모 놀이 공원이 들어선다. 2011년 5월 2일 미국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에 발각돼 목숨을 잃기 전까지 빈 라덴이 5년 간 몸을 숨긴 곳은 북서부 키베르 파크툰크와주의 작은 도시 아보타바드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120㎞ 가량 떨어진 아보타바드는 히말라야 산자락에 위치해 한적하면서도 녹음이 무성하게 우거져 부유한 사람들의 주말 휴양지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빈 라덴 사살 이후 도시 이름이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 휴양지의 이미지가 실추됐다.
주 정부는 최대 면적 200만㎡(약 60만평)에 각종 위락 시설을 갖춘 대규모 복합 휴양단지를 이곳에 건립할 계획이다. 시예드 아킬 샤흐 주 스포츠∙관광장관은 "수상 스포츠 시설, 패러글라이딩 클럽, 미니 골프장, 인공 폭포, 조깅 트랙, 식당가, 문화재 공원 등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비용은 3,000만~5,000만달러로 예상되며 공사는 이르면 이달 말 시작돼 5년 뒤 완공 예정이다.
샤흐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는 빈 라덴과 전혀 상관 없다"며 "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지 빈 라덴의 은신처였다는 오명을 씻으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놀이 공원은 빈 라덴이 은신했던 3층 저택에서 다소 떨어진 시 외곽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그러나 과거 관광지로 명성을 날렸던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놀이 공원이 추락한 도시 이미지를 쇄신시켜주길 바라고 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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