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귀와 변이 대충 마무리되고 이제 흑이 둘 차례다. 지금 흑이 두고 싶은 곳은 좌변과 우변 두 군데. 한태희가 좌변 흑 한 점을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1부터 8까지는 대충 이런 정도의 진행인데 다음에 9로는 A로 뛰어 나가는 게 보통이지만 실전진행은 자체적으로 빨리 안정하겠다는 뜻이다.
상대가 좌변을 뒀으니 최철한이 10으로 우변 쪽을 삭감하러 간 건 당연하다. 이후 11부터 23까지는 이런 형태서 흔히 볼 수 있는 거의 정석이나 다름없는 진행이지만 다음에 24가 약간 방향이 틀렸다. 지금은 이보다 1로 두는 게 좋았다. 실전에서는 거꾸로 25가 안성맞춤이어서 우변 흑진이 커질 것 같다.
한편 흑은 26 때 27이 너무 점잖았다. 일찍이 조남철 선생께서 "쌈지뜨면 지나니라 대해로 나가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렇게 움츠리고 사는 것보다 1로 붙여서 중앙으로 머리를 내미는 게 더 나았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