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직장 동료를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여자친구까지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 피해여성들과 같은 직장을 다녔던 이 남성은 5시간여 사이에 두 명의 목숨을 앗는 연쇄살인극을 벌였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5일 전 직장 동료와 여자친구 등 여성 2명을 잇따라 살해한 김모(33)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일 오후 5시30분쯤 광주 북구 삼각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A(20)씨를 성폭행한 뒤 임신을 걱정하는 A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김씨는 일주일 전 사직한 전남 장성의 한 물류회사에서 같이 근무했던 A씨가 이날 "회사 동료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그 사람 주소를 아느냐"고 전화를 걸어와 묻자 집으로 불러들여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숨진 A씨는 이날 오후 11시23분쯤 귀가한 김씨의 어머니에 의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발견됐다.
범행 직후인 오후 6시35분쯤 아파트를 빠져 나온 김씨는 A씨의 같은 직장 동료이자 애인인 B씨를 만난 뒤 A씨 살해 사실을 감추기 위해 B씨에게 동반자살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밤 10시30분쯤 B씨의 집 인근 교회 주차장에 세워 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B씨도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어 김씨는 자신의 집 근처 모텔에서 밤을 새고 5일 오전 8시쯤 전남 담양 방면으로 도주하다가 1시간여 만에 검문 중이던 경찰관을 차량으로 들이받은 뒤 붙잡혔다. 김씨의 차량 트렁크에서는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A씨를 살해한 사실이 알려지면 B씨와 헤어지게 될까 봐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직후 자살하려고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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