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부터 4일 오전까지 서울과 인천, 경기와 강원 지역에 올 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리면서 갖가지 사고가 속출했다.
기록적인 폭설로 4일 출·퇴근길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지하철과 버스는 북새통이었던 반면 도로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더욱이 눈이 본격적으로 오기 시작한 3일 오후 10시쯤에는 지하철 1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스크린도어 센서가 오작동을 일으키며 6개 문이 열리지 않아 시민들이 옆 칸으로 이동해 승·하차하는 불편을 겪었다.
눈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대설주의보 발령 이후 차량 고립이나 미끄러짐 사고가 80건 발생했고 행인의 빙판길 낙상 사고도 116건 났다.
특히 3일 오후 11시쯤에는 충북 충주 중부내륙고속도로 매연터널 입구에서 화물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15중 추돌 사고가 나 8명이 다쳤다. 같은 날 오후9시쯤에는 경기 남양주 수동면 내방리 비금고개에서 폭설로 차량 5대와 탑승자 17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3일 오후11시20분쯤에는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올림픽대로에서 오리1,500마리를 싣고 달리던 5톤 화물트럭이 눈길에 옆으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 오리 100마리가 폐사했다.
보험사들의 긴급출동도 폭증,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14개사 손해보험사들은 3일부터 4일 오전 9시까지 6만2,424건의 긴급 출동 요청을 받았다. 이는 영하 4도 이상일 때의 하루 평균 출동건수(4만여건)를 웃도는 수치다.
항공기 이용객들도 혼란을 빚었다. 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 예정이던 여객기 22편, 도착 예정 여객기 14편이 지연됐으며 김포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항공기 14편은 활주로 제설작업으로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3일 오후 10시20분쯤에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김포공항에 착륙 후 계류장으로 이동하던 중 미끄러져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도 났다.
수도권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대설경보에 따라 전날 밤 4일 등교 시간을 1시간씩 늦췄지만 일부 학교는 이를 지키지 않고 정상 등교토록 하면서 학부모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서울 강남지역 모 초등학교의 한 학부모는 "등교시간에 대한 학교의 문자메시지가 없어 4일 아침 학교에 전화했더니 계속 통화 중이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지방자치단체의 제설역량이 총동원된 가운데 경기 부천에서는 원종2동 주민자치센터 공무원 장모(47)씨가 창고에 쌓아둔 염화칼슘 포대이 무너지면서 깔려 크게 다쳤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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