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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폴 "월드컵·챔피언스리그도 승부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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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폴 "월드컵·챔피언스리그도 승부조작"

입력
2013.02.0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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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예선전을 포함해 수년간 전세계에서 열린 680개 축구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일어났다는 수사결과가 발표됐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와 심판 등 관련 인원만 400명이 넘고, 관련 금액만 수백억 원에 이르는 축구 역사상 최악의 승부조작 사건이다.

유럽연합(EU) 경찰기구인 유로폴은 4일 네덜란드 헤이그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개월간 조사 끝에 축구 승부조작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AP 통신이 5일 보도했다. 중간수사결과에 따르면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680개 경기 가운데 380개 경기는 유럽에서 치러졌으며, 나머지 300개 경기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에서 열렸다.

유로폴은 승부조작이 2008년부터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열린 경기에는 월드컵과 유로대회 예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2개 경기, 유럽 15개국 리그 경기 등이 포함돼 있다. 로버트 웨인라이트 유로폴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챔피언스리그 본선 2개 경기 가운데 한 경기는 최근 3, 4년 사이에 잉글랜드에서 열렸다"고 밝혔다.

영국 BBC 방송은 유럽에서 열린 380개 경기에만 425명의 심판과 선수, 클럽 관계자 등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BBC는 또 승부조작을 주도한 범죄조직이 싱가포르에 근거지를 두고 유럽의 각 아래조직과 연계해 사건을 꾸민 것으로 유로폴이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유로폴은 승부조작을 주도한 조직이 유럽에서 열린 승부조작 경기에만 1,600만 유로(약 237억 원)를 투자해 800만 유로(약 118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웨인라이트 국장은 "부당이득 가운데 200만 유로(30억원)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와 심판을 매수하는데 사용됐다"며 "한 사람에게 지급된 가장 큰 액수는 14만 유로(약 2억 7,000만원)"라고 말했다.

유로폴은 그러나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380개 경기가 정확히 어떤 경기이고 누가 연루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BBC는 "유로폴이 현재 15개국에서 약 50명의 승부조작 가담자를 체포했다"면서도 "승부조작 가담자에 대한 처벌 수위는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P는 현재 수사가 초기 단계인 유럽 외 지역에서 승부조작이 발생한 300개 경기를 추가 조사할 경우 결과에 따라 파급효과가 전 세계 축구계에 미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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