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술 300년을 아우르는 대규모 기획전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미국 식민지 시대부터 20세기 미술을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기획으로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5일부터 5월19일까지 ‘미국미술 300년-Art Across America’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1950년대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잭슨 폴록, 1960년대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와 존 싱글턴 코플리, 윈슬로 호머, 토머스 에이킨스 등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걸작을 선보인다.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 필라델피아미술관, 휴스턴미술관, 테라미국미술재단 등 4곳이 소장한 회화와 공예품 등 모두 168점이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에는 신대륙 발견부터 현대 미국 미술까지 300년 미국 미술이 이룩한 예술적 성취를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고번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장은 “주요 미국 미술관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것은 미국에서도 아주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모두 6부로 구성됐다. ▦신대륙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는 ‘아메리카의 사람’ ▦독립 후 영토확장기인 19세기 초반을 초상화로 살펴 본 ‘동부에서 서부로’ ▦남북전쟁 후 미국인의 일상생활을 들여다 본 ‘삶과 일상의 이미지’ ▦19세기 후반 대호황시대 세계를 향한 미국의 관심을 보여주는 ‘세계를 향한 미국’ ▦20세기 초반 미국 사회의 변화와 예술적 혁신을 소개한 ‘미국의 근대’ ▦세계 미술의 중심으로 성장한 미국 동향을 살펴보는 ‘1945년 이후의 미국미술’ 등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필라델피아미술관의 대표적인 작품인 찰스 윌슨 필의 ‘캐드왈라더 가족 초상’과 18세기 화려한 가구를 대표하는 토머스 애플렉의 ‘카드 테이블’이 소개된다. 미국 첫 예술그룹 ‘허드슨강 학파’의 대표주자인 토머스 콜의 ‘모히칸족의 최후’, 프레데릭 레밍턴의 ‘목동’, 메리 카사트의 ‘조는 아이를 씻기는 어머니’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아울러 미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잭슨 폴록(1912~1956)의 ‘넘버 22’와 앤디 워홀(1928~1987)의 재클린 케네디 초상화 연작 시리즈인 ‘재키’도 나온다.
김승익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미국문화가 지닌 전통과 다양성, 전환기마다 보여준 혁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아니라 중앙박물관에서 미술전이 열리는 것에 대해 다소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영나 관장은 “박물관 미술관을 다 영어로는 뮤지엄이라고 하는데 그것을 굳이 나누어야 하느냐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서도 “역사적인 관점에서 전시 대상작을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로 분류되는 50년 이상 지난 것으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물관측은 1957년 4월 당시 덕수궁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미국현대 회화조각 8인 작가전’을 개최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 교환전시라는 취지에 따라 내년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과 휴스턴미술관,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 등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조선미술대전’이 열린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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