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체포를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고문을 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패네타 장관은 3일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빈 라덴 사살 작전을 다룬 영화 '제로 다크 서티' 속 고문 논란에 대해 "영화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고 나는 작전이 일어난 실제 이야기 속에 있는 사람"이라며 "실제 이야기는 빈 라덴의 소재에 관한 수많은 정보들의 퍼즐을 맞추는 일"이라고 전제했다. 영화는 초반 15분간 빈 라덴의 소재를 알아내기 위해 물고문 등을 하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모습을 묘사해 사실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패네타 장관은 "수많은 정보 중에는 당시 사용한 전략에서 얻은 것이 있고 그 전략에는 심문이 포함돼 있다"고 말해 고문이 이뤄졌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잠안재우기, 불편한 자세, 체온 떨어뜨리기, 물고문 등도 통상 심문의 방법으로 거론된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방법(심문)을 쓰지 않고도 빈 라덴을 잡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패네타 장관은 2009~2011년 CIA 국장을 지냈으며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지휘했다.
패네타 장관은 2011년 5월 빈 라덴 사살 작전에 성공하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테러용의자 몇 명에게 '강화된 심문 기술'을 적용해 얻은 정보를 활용했다고 밝혀 논란이 됐었다. CIA의 전직 대테러활동 담당 호세 로드리게스는 2004년 빈 라덴의 심부름꾼으로 알려진 테러 용의자를 상대로 이 기술이 처음 적용됐고 이후 구체적인 정보 작업들이 진행될 수 있었다고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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