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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외교 화두는 '중동'

입력
2013.02.0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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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미국 신임 국무장관이 3일 팔레스타인자치정부 및 6개국과의 전화외교로 미국 외교 사령탑으로서 첫 업무를 수행했다. 강경파로 알려진 공화당 출신의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을 만나 조언을 구하는 이색행보도 보였다. 케리는 이날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터키 캐나다 멕시코 한국 일본 측 인사와 전화로 현안을 논의했다. 중동 및 주변국, 동북아시아 동맹국의 현안을 우선 챙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케리는 특히 첫 순방지로 중동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그가 이끌 미국 외교에서 중동이 우선 현안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전임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아시아 중심(재균형) 전략에 치중하면서 중동문제를 등한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식 출근일(4일)에 앞서 숨가쁘게 진행된 케리의 이날 행보는 앞으로 전개될 '케리 외교'의 방향과 스타일을 시사한다. 동시다발적으로 현안을 논의하는 모습은 케리가 27년 동안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얻은 식견을 바탕으로 자신감 있는 외교를 펼칠 것임을 예고한다. 케리는 아시아중심 전략에 다소 부정적 입장이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전략인 만큼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케리는 먼저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과의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평화 협상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중동평화 협상 재개를 위해 중동을 방문할 뜻을 밝혔다. 방문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스라엘과 미국 언론들은 그가 이달 중순 이스라엘 이집트 등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케리는 지난달 24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과거와는 다른 차원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논의할 기회"라며 협상에 애착을 보였다. 케리는 압바스에 이어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팔레스타인, 이란 핵 및 시리아 사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케리는 이날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인 1982~89년 국무장관을 지낸 슐츠와 점심을 함께 하며 그의 탁견을 들었다.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슐츠가 경제학자이자 사업가 출신이란 점에서 다양한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슐츠는 1일 미국외교협회(CFR) 강연에서 "2차대전 이후의 질서와 제도가 붕괴되고 있는 지금 세계는 미국이 지배해온 지난 50년과는 전적으로 다르다" 며 사려 깊은 전략을 주문했다.

한편 곧 물러날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후임은 의회 인준이 이뤄질 때까지 한국계인 조셉 윤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대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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