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연초부터 들썩이고 있다. 극심한 조선 경기 침체 속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지닌 해양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살아날 조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발주가 점쳐지는 해양프로젝트 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참여하는 사업 규모는 150억달러. 총액이 각각 25억달러에 달하는 나이지리아 에지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와 콩고 모호 노르드 FPU(부유식 원유 생산 설비)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노르웨이 국영 석유사 스타토일이 북해 개발을 위해 발주한 반잠수식 시추선 프로젝트(20억달러)도 예정돼 있다.
이들 사업 대부분은 해양유전 개발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유전 탐사의 핵심인 드릴십과 FPSO 등 시추 설비 분야를 한국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기 때문. 한국 드릴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80%에 이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수주 목표의 절반 이상을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채울 계획"이라며 "시추 분야에 확실한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대규모 수주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몇 년째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컨테이너선 부문에서도 희소식이 들린다. 현재 공급과잉과 낮은 운임가로 벌크선, 탱커 등의 신규 발주는 거의 없지만, 한국 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및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은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0년 이후 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컨테이너 선박 발주는 급격히 느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유류비 절감을 위해 초대형 선박을 선호해 요즘 발주되는 컨테이너선의 70% 이상은 8,000TEU급이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발주 물량 증가에 대비, 공격적 수주활동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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