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3학년에 진학할 수험생들은 입시 전략을 세워 올 한해 학습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201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은 국어ㆍ수학ㆍ영어 영역에서 AㆍB형 수준별 평가가 치러지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어,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에서 혼란이 예상되고 수시모집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짧은 시간 내에 준비하기 어려운 수시 논술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2014학년도 수능 변화로 수시경쟁 치열
2014학년도 수시모집 인원은 전체 정원의 66.2%인 25만1,220명으로 지난해 24만3,223명(64.4%)보다 7,997명을 더 뽑는다. 이 중 33개 대학이 논술고사를 실시(선발 정원 1만6,849명)한다. 지난해 31곳에서 1만5,124명을 선발한 것에 비해 늘었다. 덕성여대와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의 통번역학과가 논술 전형을 신설했다. 고려대가 1,366명을 선발해 모집 인원이 가장 많고, 단국대는 지난해에 비해 284명을 더 뽑아 600명을 선발, 모집인원이 가장 많이 늘었다. 이 밖에 연세대 833명, 성균관대 1,285명, 서강대 536명, 한양대 985명, 중앙대 861명, 이화여대 670명, 덕성여대 320명을 뽑는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수시모집 경향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지만 다만 올해 선택형 수능이 처음 실시됨에 따라 학생들이 수시모집에 더욱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입시 경쟁률 높지만 논술은 평이
최근 교육과정을 벗어난 논술 문제 출제에 대한 비판이 거세 2014학년도 수시 논술도 교과서 지문에서 제시문이나 논제를 출제하는 식으로 평이하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올해 입시에서도 고교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교과서 지문 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므로, 교과서와 EBS 교재의 지문을 꼼꼼히 읽는 것이 논술 준비의 첫 출발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3학년도의 경우 연세대 사회계열 수시 논술에는 낙관성과 관련된 두 가지 주장과 'EBS 언어영역 수능완성'에 수록된 '노처녀가', 를 제시문으로 주고 비교하는 문제가 나왔다. 동국대 인문계열 2 수시 논술에서는 가수 싸이의 성공 요인을 참조, 한국 대중문화의 발전 방향을 서술하는 문제가 나왔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제시문의 핵심 논지를 정확히 분석해 다른 제시문과 비교ㆍ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과서나 EBS 교재에 나오는 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제시문의 핵심 내용을 잡아낸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계 논술 역시 교과서를 기본으로 삼되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연세대 과학논술에서는 태양계 형성 중 충돌 현상, 행성의 진화 및 원소의 형성, 단백질의 구성과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 결합 등에 관한 기본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한 문제가 출제됐다. 이화여대 자연계열 논술에는 로또 복권을 토요일에 사는 것이 당첨 확률이 높은지, 지금까지 1등 당첨번호에 적게 나왔던 숫자를 고르면 당첨 확률이 높은지를 묻는 문제가 나왔다. 수학과 과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면 어렵지 않게 풀어낼 수 있는 문제들이다. 수능과 논술 준비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대학별 모의ㆍ기출 논술 풀어볼 것
논술은 몰아치기보다는 꾸준히 기본기를 다지며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 1~2회에 걸쳐 3~4시간 가량 논술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시간을 정해 놓고 예상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많은 수험생들이 논술과 관련된 공부만 하고, 실제로 써 보는 연습을 하지 않아 실제 시험장에서 시간 조절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논술 대비의 기본은 대학들이 공개하고 있는 모의논술을 풀어보는 것이다. 실제 논술고사를 치른 수험생들은 모의논술 문제를 분석해 공부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한다.
자연계의 경우 논리적인 문장을 전개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해답의 도출과정을 제시해야 한다. 과학적 용어와 개념을 사용할 때는 자신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내용을 적어야 한다. 수리 계산을 할 때는 단위를 틀리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자연계 논술 중 수학은 과거 기하와 벡터, 미적분에서만 출제되던 것이 최근 전 교과영역으로 확장되는 추세여서 일부 단원만 공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인문계ㆍ자연계 모두 원고지 작성법이나 맞춤법, 띄어쓰기와 주술 관계의 호응 등은 평소에 연습해 기본적으로 익혀놓아야 한다.
수능ㆍ학생부 최저기준 충족해야
수능 준비와 논술 준비에 얼마나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지도 수험생 입장에선 중요하다. 상위권 대학들은 논술 전형을 실시하더라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해 우선선발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선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으므로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이라면 논술에만 전념해선 안 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논술의 변별력이 약해 학생부 성적이나 수능 성적이 낮은 경우 논술 점수로 이를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위권 학생들은 논술과 수능의 학습량을 3 대 7 정도로 수능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오히려 중ㆍ하위권 학생들은 논술에 좀 더 투자해야 한다. 수능과 학생부 성적을 목표로 하는 대학의 요구수준에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유지하면서 논술도 간과하지 말고 5 대 5 정도의 학습량을 유지해야 한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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