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해 자본수지가 1998년 이후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입 등 상품거래에서 발생하는 경상수지와 달리 자본거래로 발생하는 자본수지에서 적자가 난 만큼 유입자금보다 유출자금이 많았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외환관리국의 잠정 집계자료를 이용해 중국의 지난해 자본수지가 1,17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4일 보도했다. WSJ는 "중국과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개선되는 신호"라며 "불균형을 조장했던 중국 인민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이 감소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해외자본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2011년까지 10년 넘게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모두에서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값싼 노동력을 쓰기 위해 투자금이 모이고 투자금을 바탕으로 생산된 물건이 수출품이 되는 선순환을 이뤘다. 중국은 이 과정에서 막대한 외환 유입이 위안화 평가절상을 초래하지 않도록 인민은행을 통해 외환을 매입해왔다. 이를 통해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려 수출부양과 자본유치를 확대했다. 실제 2011년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1,820억달러, 경상수지는 2,017억달러, 자본수지는 2,211억달러 흑자였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의 외환보유고와 경상수지는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으며 자본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이 자국 기업 경쟁력을 위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한다고 미국 등 서구 진영이 주장하며 근거로 제시했던 중국의 외환보유고와 경상ㆍ자본수지의 거대 흑자가 완화한 것이다.
WSJ는 "경상ㆍ자본수지 중 한쪽의 흑자가 다른 쪽 적자로 상쇄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라며 "중국의 자본수지 감소세가 유지될 것인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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