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핵실험 사실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실험에 사용된 핵물질이 플루토늄인지 우라늄인지는 관측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핵실험과 핵물질을 파악하기 위해 각각 지진파 탐지와 방사성 기체 관측을 사용한다. 지진파로는 핵실험 여부와 위치ㆍ규모를, 핵실험 후 대기 중 방사성 물질의 변화로 핵물질의 종류를 파악할 수 있다.
지하에서 플루토늄이나 농축 우라늄 같은 핵물질을 터뜨리면 지반이 아래위로 크게 흔들리면서 상하 방향의 지진파(P파ㆍ종파)가 구형으로 넓게 퍼진다. 이렇게 발생한 P파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감지하는 곳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운영하는 강원도 간성(옛 고성)관측소다. 지헌철 지질연 지진연구센터장은 "핵실험 후 50초 안에 첫 지진파가 관측된다"며 "이어 통신선을 타고 수초 안에 대전 지진연구센터로 도달한 지진파를 분석해 핵실험의 정확한 위치와 규모, 폭발량 등을 알아내는데 20~30분 걸린다"고 말했다. 지진파로 추정한 핵실험 위치는 한국과 미국의 인공위성 영상으로도 추가 확인할 수 있다.
핵실험 같은 인공지진은 폭발 직후 P파만 생겼다가 전파되면서 일부가 좌우 방향의 S파(횡파)로 바뀐다. 그러나 자연지진은 처음부터 P파와 S파가 같이 만들어진 다음 불균등하게 퍼진다. 북한 핵실험의 지진파는 리히터 규모 3, 4 정도여서 사람이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이렇게 지진파의 파형이 다르기 때문에 자연지진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핵물질이 폭발하면서 나는 소리는 공기 중으로 퍼진다. 이렇게 퍼진 공중음파는 핵실험 후 30분 안에 간성관측소에 도달한다. 소리 자체는 자연지진이나 화산폭발, 초음속비행기, 태풍, 로켓발사 등 다른 음파 발생 때와 큰 차이가 없다. 핵실험의 음파가 자연지진 때보다 세긴 하지만 워낙 주파수가 낮아 어차피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다.
지진파나 공중음파만으로는 북한이 사용한 핵물질이 플루토늄인지 농축 우라늄인지 전혀 알 수 없다. 핵물질 종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핵실험을 하고 사나흘 뒤 남쪽으로 날아오는 제논, 크립톤 같은 방사성 기체를 분석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성 기체 탐지장비를 갖추고 있다. 일본과 강원도를 오가는 미군 특수정찰기도 상공에서 방사성 기체를 포집한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방사성 기체 중 제논이 많으면 핵물질이 플루토늄, 크립톤이 많으면 우라늄일 가능성이 높지만 제논보다 크립톤이 훨씬 가벼운 데다 날아오는 동안 바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확한 비율을 측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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