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복원사업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복원에 사용할 적합한 모래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해양항만청은 해운대 연안정비사업에 따라 올해부터 3년간 총 62만㎥의 모래를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부산해양청에 따르면 올해는 상반기에 일부 모래를 투입한 뒤 해수욕장이 폐장되는 하반기에 추가 사업을 벌이는 등 총 65억원을 들여 15만~20만㎥의 모래를 투입할 계획이다.
2015년 말 이 사업이 완료되면 길이 1,460m의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너비는 70m(현재 40m)로 넓어진다. 1940년대 수준으로 복원되는 것이다.
하지만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복원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확인된 경북 울진군으로부터 모래를 구매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업은 2004~2006년 진행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에 이어 2008년 부산시 건설기술심의를 거쳤고, 해운대구는 2009~2011년 7억원의 예산을 들여 '해운대 해수욕장 연안정비 실시설계 용역'을 실시한 결과 울진군의 모래가 이번 사업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 관계자는 "용역 당시 전국 각지에 있는 여러 가지 모래의 시료를 떠서 조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용역결과를 토대로 2011년 국책사업으로 시행키로 결정된 이번 사업은 지난해 1월 연안관리법에 따라 시행자가 해운대구에서 부산해양청 부산항건설사무소로 이관됐다.
이에 따라 부산해양청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사업을 착수할 계획을 세우고 이달 중 모래 구매를 위한 입찰을 공고할 예정이다.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환경을 고려해 모래의 성질에 관한 제한은 있지만 구체적인 수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문제는 부산해양청이 사업 시행이 임박한 최근에서야 울진군의 업체로부터 모래를 구매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다량의 모래 채석을 통한 반출을 반대하는 울진군민의 여론 등 복합적인 이유로 A업체가 허가를 받지 못했고, 공개입찰 전 특정 구매업체를 한정할 수 없어 미리 이같은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산해양청은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모래와 성질이 유사한 다른 지역 모래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래 유실이 문제가 되고 있어 해당 지자체나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부산해양청 관계자는 “소량의 모래를 투입해온 종전 사업과는 달리 이번 사업은 규모가 커서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했다”면서도 “공개입찰에 참가하는 업체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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