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수상자이자 인류학 저서 로 유명한 진화생물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75ㆍ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의 신작이 부족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소수종족들을 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출간된 저서 에 대해 소수종족 인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일 영국 주간지 옵서버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교수의 영국 출판기념식에서 세계 소수종족 인권단체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의 스티븐 코리 국장(인류학자)은 "사실적, 도덕적 면에서 모두 잘못됐고 부족 사회를 서구사회보다 더 폭력적으로 묘사하는 등 극도로 위험하다"고 비난했다. 는 뉴기니와 인근 섬 지방을 포함해 39개 부족사회를 연구한 것인데 다이아몬드는 이 연구를 토대로 전세계 부족들이 항상 준 전시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다이아몬드와 인권단체의 설전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문명사회와 야만사회를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2일 "부족간 전쟁은 만성화됐다"며 "평화를 유지할 강한 정부가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또 "부족민을 잔인한 야만인이나 혹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고귀한 존재라는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인권단체의 시각이야 말로 진짜 야만적인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의 조너선 마조워는 "다이아몬드의 시각은 '인간 사회의 진화에는 한가지 길만 있다'는 전제를 깔고 부족 사회를 '개발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며 "이는 부족민을 박해하는 정부를 지지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보츠와나 전 대통령이 "컴퓨터 시대에 어떻게 수렵 채집을 하는 부시맨이 살고 있는가? 그들은 생존하려면 변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멸종할 것"이라고 발언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인권단체는 전쟁과 유아살해, 남편과 사별한 여성에 대한 속박, 노인 유기 등의 행위가 부족사회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에 눈 감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인권단체는 "부족사회는 간섭 없이 비도덕과 도덕의 기준에 대한 고유의 기준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타협할 수 없는 인식의 격차를 드러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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