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출범이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정상 정상 출범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설 연휴를 전후해 총리 인사청문회 등이 마무리되고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 낙마 사태가 벌어지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새 정부가 날아 오르기 위해 필요한 양(兩)날개가 인사와 정책 로드맵인데 한 쪽 날개가 이륙 단계에서 어그러진 것이다.
총리 인선의 경우 금주 초반에 새로운 후보자가 지명된다고 해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청문 요청서는 설 연휴 전후에야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법에 보장된 최대 20일간의 청문 기간을 감안하면 여야가 당초 합의한 시점(26일)에 총리 임명동의안이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장관의 경우 총리 후보자의 추천을 받도록 돼 있는데다 정부조직법 개정 이후 후보자를 내정하는 것이 순리여서 청문회 일정이 총리 후보자 청문회보다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조직법 개정 이전에 장관 후보자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지만 야당이 반발할 여지가 있다.
정상적으로 일정이 진행된다 해도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새 정부 출범일(20∼25일)까지 진행될 수 있다. 이마저도 총리ㆍ장관 후보자에게 별다른 문제가 도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총리 후보자는 물론, 17명의 장관 후보자 중 일부에 대해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고, 실제 이 가운데 일부가 낙마할 경우 새 정부 출범 일정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모든 일정이 늦춰지면서 박근혜정부와 이명박정부 장관들이 한시적으로 동거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14일 예정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도 무시 못 할 변수이다. 대통령직인수위가 내놓은 개편안에 대해 민주통합당뿐 아니라 새누리당 일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 물리적으론 정상 출범이 가능하다지만 정치 현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새 정부의 정상 출범을 위해서는 박 당선인의 인사 및 리더십 운영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당선인은 이르면 4일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비서실장 후보로는 최경환 유정복 진영 의원과 현경대 권영세 전 의원, 최외출 영남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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