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혼자 있던 중증치매 노인이 연기에 질식, 혼수상태에 빠졌다.
3일 서울 영등포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6시쯤 영등포구 대림동 김모(51·여)씨의 4층 빌라에서 불이 났다. 화재가 발생한 뒤 귀가한 김씨의 아들(24)이 119에 신고했지만 혼자 집안에 있던 김씨의 언니(65)는 연기를 흡입해 혼수상태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침입 흔적이 없어 김씨가 혼자서 양초에 불을 붙이려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족들도 “잠깐 시장에 간 사이에 순식간에 불이 났다. 원인이 양초인 줄은 모르겠지만 치매증상이 있어 그랬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언니는 한 달 전부터 동생 집에 기거했으며 10년 전쯤 이혼한 후 신경성 우울증에 걸려 최근에는 치매증상으로까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분가해 따로 사는 두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 받지 못해 경제적으로도 곤란을 겪었다. 그 동안 치료비는 여동생과 오빠가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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