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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바닥론 슬슬 나오는데… "아직 반등 얘기할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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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바닥론 슬슬 나오는데… "아직 반등 얘기할 때 아니다"

입력
2013.02.03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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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경기 바닥 쳤다”, “환율 대세하락 끝났다” 제기

국내 연구소들 “경기 바닥 논란 의미 없다” “환율은 절상이 대세” 한 목소리

올 들어 추락하던 경기지표가 미약하게나마 상승세로 돌아서고 급락하던 환율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경기와 환율 흐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경기가 바닥을 쳤다”거나 “떨어지던 환율이 다시 방향을 틀었다”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하지만 국내 경제연구소들은 섣부른 낙관론을 한 목소리로 경계했다.

“경기 반등론, 의미 없다”

3일 한국일보가 삼성ㆍLGㆍ현대ㆍ금융연구원 등 4대 민간 경제연구소에 문의한 결과, “최근의 경기 바닥 논란은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최근 경기 회복을 점치는 낙관론의 주요 근거는 국내외에서 감지되는 일부 지표들의 호전세. 특히 미국의 소비(3분기 1.6% 증가→4분기 2.2%)와 투자(-1.8%→8.4%), 부동산(14.4%→15.3%) 지표가 확연히 개선된 게 눈에 띈다. 비록 국방비 대폭 감소 탓에 4분기 잠정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긴 했지만 경기에 영향이 큰 주요 지표들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의 4분기 성장률(7.9%)이 3분기(7.4%)보다 높아진 점도 긍정적이다.

여기에 12월 국내 실물경기 지표들이 광공업생산, 설비투자, 동행ㆍ선행지수 등을 중심으로 일제히 플러스 상승세를 유지한 것도 낙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등이 국내외 경기회복 가능성을 언급한 데 따른 심리적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명활 금융연구원 거시ㆍ국제금융연구실장은 “기술적으로 본다면 작년 3분기 0.1%(전기 대비) 성장률이 저점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작년 2% 성장에 대비한 올해 2.8%(금융연구원 전망치) 성장세는 결코 회복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2%대 후반 성장전망도 미국 2%대, 중국 8%대 중반의 성장을 전제로 한 것인데 최근 미국, 중국의 분위기가 국내 경기에 ‘반등’ 수준의 영향을 주긴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실장도 “그나마 사정이 가장 낫다는 미국도 재정여건을 감안할 때, 경기가 조금만 나아지면 다시 긴축 목소리가 높아져 성장률 회복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최근의 경기 회복론은 잔뜩 풀린 유동성이 투자처를 찾는 모습들을 보며 다소 기대감 섞인 전망들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산업활동동향 등 월간 지표를 갖고 이런저런 해석을 내놓는 건 단기 변화에 너무 일희일비하는 모양새”라고 경계했다.

“환율, 대세하락 지속될 것”

지난달 11일 1,054.7원까지 내려갔던 원ㆍ달러 환율은 다시 빠르게 반등해 1일(달러당 1,097.4원)엔 1,100원선에 육박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전망 악화로 외국인들이 증시 투자금을 연일 회수하고 당국도 토빈세 도입 검토 등 각종 외화유출입 통제조치를 언급하면서 원화 매도세가 강해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그간 유로화를 팔고 다른 통화를 사던 투자 흐름이 최근 반대로 바뀌면서 당분간 원화 환율의 방향도 알 수 없게 됐다”(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며 추가 상승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하지만 경제연구소들은 최근의 환율 급등락 역시 대세 하락기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최근 반등은 일시적으로 유럽 쪽으로 옮기는 자금과 북한 핵 우려, 그 동안의 환차익 회수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로 보이지만 큰 흐름상 환율 하락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활 실장도 “계속되는 경상흑자 기조와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자금유입 등 환율에 영향이 큰 요인들을 감안하면 당국이 외화유출입 제한조치를 내놓더라도 대세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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