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임박 징후가 여러 경로로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한미 정보당국의 감시망을 교란시키기 위해 최근 풍계리 핵 실험장 갱도 입구에 가림막을 설치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한미 당국은 내주 초 동해안에서 연합훈련을 계획하고, 핵잠수함 등 미국의 첨단 전력이 한반도 주변에 배치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예측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한 갱도 입구에 가림막이 설치됐다.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갱도 주변 인력과 물자의 이동 등 핵실험 준비 상황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전에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 대형 가림막을 설치한 채 로켓을 조립, 해체하는 등 우리 정보당국을 교란시킨 바 있다. 북한은 2009년 5월 2차 핵실험 당시에는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았다. 다른 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미사일 발사 때처럼 북한이 기만전술을 펴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정승조 합참의장은 한미연합 훈련차 진해항에 입항한 미 핵잠수함인 샌프란시스코 함을 방문한 자리에서 "풍계리 핵 실험장 주변에서 분주한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며 "그러한 행동이 기만전술인지, 실제 핵실험을 위한 것인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합참의장은 "북한 지도부가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군은 24시간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정 의장이 방문한 샌프란시스코 함 이외에도 순양함 1척을 부산항에 입항시키는 등 첨단 전력을 한반도 주변에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핵실험을 준비 중인 북한에 대한 압박용 무력시위로 분석된다. 정 의장은 "한미 연합훈련이나 미군의 핵 잠수함 방한이 예정된 것으로, 핵실험 때문에 있는 것은 아니나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국방부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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