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비평집 을 쓴 제프 다이어는 문학에서 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비평가이자 소설가다. 악기 하나 연주하지 않으면서 재즈에 대한 책을 쓴 것처럼 그는 카메라 한 대 갖고 있지 않으면서도 198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활동한 42명의 사진작가들과 그들의 사진 작품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진을 찍지 않기 때문에 "순수한 입장에서 사진이라는 매체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서문에 적었다.
'결정적 순간'을 이야기했던 유명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달리 다이어는 책 제목을 '지속하는 순간(The Ongoing Moment)'라고 지었다. 소멸해서 더 이상 다시 존재할 수 없는 핵심적인 순간이 아닌 사진이 담고 있는 순간의 지속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저자는 챕터 구분과 통상적인 분류학, 연대기적 서술을 거부하고 "서사나 이야기처럼 유동적인 형태"를 고수한다. 한유주 옮김. 사흘 ㆍ484쪽ㆍ2만원.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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