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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의 공존 메시지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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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의 공존 메시지 담았죠"

입력
2013.02.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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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더듬더듬 기억을 찾아 간다/ 어딘가 남아 있을 나의 꿈/ 또다시 가슴 뛴다/ 또 다시 갈망한다…'

가수 박희수(39)씨가 작사 작곡한 노래 '희망한다'는 가사만 보면 잃어버린 옛 꿈을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은 것 같다. 하지만 가사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경기 과천 서울동물원의 한 고릴라다. 박씨는 아프리카에서 건너와 평생을 동물원 철창 속 생활을 하다 2년 전 죽은 로랜드고릴라 고리롱을 보며 노래를 만들었다. 꿈을 잊고 사는 인간의 삶이 떠올랐던 것이다.

1998년 1집 앨범 수록곡 '그 어느 겨울'로 데뷔해 음악평론가들에게 미국의 유명 가수 셀린 디온에 버금가는 미성으로 눈길을 끌었던 그는 기획사와의 마찰로 10년이 넘는 세월을 무명가수로 살아왔다. 그러다 지난해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면서 다시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됐고, 최근 서울동물원 동물들을 주제로 만든 노래 5곡을 담아 5집 앨범을 냈다.

무대보다는 거리 공연을 고집했던 그는 2008년부터 서울대공원 온실식물원 무대에서 공연 하면서 동물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 "동물원과 인연을 맺게 된 뒤 이들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다는 메시지의 노래를 만들고 싶었던 거죠."

5집 앨범에 수록된 또 다른 곡 '잔 점박이 물범'은 2001년 관람객들이 던진 동전 124개를 삼킨 뒤 죽은 물범의 이야기를 듣고 만든 노래다. 인간중심의 자연보호가 자연을 파괴할 수 있다는 일침이 녹아 있다. '갈라파고스'라는 곡은 남미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에서 온 107세짜리 코끼리거북이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달리고 싶다'에는 들판을 달려야 하는 본능을 지닌 늑대가 좁은 동물원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심정을 담았다.

그는 지금 집이 없다. 작은 버스를 개조해 만든 캠핑카로 부인, 딸과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고 있다. 박씨는 "금전적인 문제로 가수를 포기할 생각도 했지만 지금은 곳곳을 찾아 다니며 자연을 보고 배우며 희망적인 노래를 팬들께 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앨범에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유도 자연과 그 속의 동물들을 바라보면서 희망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3일 서울동물원 온실식물원에서 열리는 '따뜻한 서울동물원 이색콘서트'에선 5집 앨범에 수록된 노래를 들려줄 예정이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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