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옥살이… 성찰과 바뀜독서플랜 짜 170권 탐독·열공, 생활정치에 대한 눈 열리더라앞으로 20년의 키워드는 '진화' 보수·진보 뛰어넘는 비전 찾을 것대선과 박근혜 정부민주당 간절함 없어 결국 패배 "난 찌질이 아니다" 박근혜 성공 기대야당의 존재 인정이 주문사항묵직한 메시지… 향후 행보IT산업과 신재생에너지 결합… 3차산업혁명으로 남북개선 꿈이달 봉화에 둥지 공부 더하겠다
'국민 정치인'. 정봉주(53)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시효 지난 '나는 꼼수다'의 봉도사 대신 새로 내건 간판이다. 그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사실유포 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지난해 성탄절 만기출소했다. 감옥에서 꾸준한 독서와 운동으로 사상도, 근육도 단단해졌다는 그가 출소 한 달 만에 이란 책을 냈다. 지승호 작가와의 인터뷰로 엮은 이 책은 '정봉주의 미래 한국 마스터플랜'이란 부제를 달고 성찰과 공감을 화두 삼은 나름의 정치철학부터 3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남북관계 해법까지 제법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난 30일 한국일보사를 찾은 그는 '국민 정봉주'로 불러달라는 당부부터 했다. 모든 말이 자기자랑으로 귀결되는 이른바 '깔때기'는 여전했으나, 한껏 진지해진 말투와 표정에서 여의도를 벗어나 풀뿌리 생활정치를 일구겠다는 '국민 정치인'의 포부가 읽혔다.
어느 직업 세계에나 이런 말이 있다. "세상에는 세 부류의 ○○가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찾는 ○○와 그 뒤를 따르는 ○○, 관행만 답습하는 ○○." 정치인 세계에서 그의 자리는 첫 부류일 터. 그에 대한 호불호나 아직은 설익은 구상에 대한 평가를 떠나, 그의 말과 발걸음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특히 정치인들이라면.
이번 특별사면에 포함될 거란 말이 떠돌다 결국 안됐는데, 기대는 했나요?
전혀.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목표가 최시중, 천신일 등 측근 구하기였잖아요. 국민이 부여한 공적 권한을 사유화한 거죠. 권한 행사 자체가 옳지 않고, 저는 그분한테 용서받을 일을 하지 않았어요. 죄 지은 사람이 어떻게 죄 안 지은 사람을 용서해요? 그건 모욕이죠. 완역본에 이런 말이 나와요. 권력이 기세를 떨칠 때 비판했던 사람만이 그 권력이 쇠할 때 심판자의 자격이 있다고. 하지만 기울어 가는 권력에 대고 세게 얘기할 생각 없어요. 마지막까지 모욕이나 주지 않았으면 했는데, 복권 안 시켜서 너무 고마워요.
그래도 지지자들은 피선거권 제한(징역 포함 10년)이 풀리길 바랐을 텐데요.
이제 정치의 개념부터 달라져야 해요. 생활에 파고드는 정치가 더 큰 정치죠. 그런데 우리는 국회의원 되고 대통령 되는 것만 정치로 알아요. 그걸 좀 넘어서자는 거예요. 정의가 바로 설 수 있게 사회 구조를 바꾸는 정치, 저는 그런 걸 해 보고 싶은 거예요.
정치인 만기출소는 정말 처음인가요?
없을 거예요, 아마. 이건 세게 얘기해도 허위사실유포 아니겠죠.(웃음) 교도소를 '국립선원(禪院)'이라고 해요. 도 닦고 마음 다스리기 좋은 곳이란 뜻이죠.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내 안을 들여다 보고, 그렇게 성찰하면서 온전히 1년을 보냈어요. 하늘의 뜻이라면, 이쯤 해서 감옥에 보내 준 게 너무 감사하죠.
집에서 옥살이 연습도 했다더니 단단히 준비해 적응이 잘 됐나 봐요.
남들 눈엔 그렇게 보였겠지만 아니에요. 20대에 감옥 살 땐 2주 정도 지나니 편해졌는데, 이번엔 불안과 고통이 질기게 계속됐어요. 그때보다 손에 쥔 것이 많았던 거죠. 목숨처럼 사랑하는 아내와 애들 있지, 사회적 지위도 있지, 이게 놓아지지 않는 거예요. 4ㆍ11 총선에서 져 빨리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니까 더 절망했죠. 이러다 죽겠다 싶을 만큼 힘들었는데, 어느 날 생각이 확 바뀌었어요. 우주의 힘이 날 살린 거죠.(웃음)
공부를 엄청 열심히 했다는데.
독서 플랜을 싹 짜서 갔죠. 책도 다 사놓고. 170권 정도 봤고, 60~70권은 되풀이해 읽으면서 내용과 생각을 노트에 정리했어요. 그게 큰 자산이에요. 초반엔 경제서를 주로 보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의 등을 통해 인류와 지구의 문제로 시야를 넓혔죠. 이 책들이 '미래 한국 마스터플랜'의 바탕이 됐다면, 그걸 더 풍부하고 깊게 만들어 준 것은 도올 김용옥 선생을 통해 만난 동양철학이에요.
너무 진지해요. 정봉주 스타일은 어디 갔나요?
이게 '포기(foggyㆍ안개 낀) 깔때기'라고, 듣다 보면 다 '위대한 정봉주'로 통해요.(웃음) 깔때기를 깔때기로 인식하면 그건 깔때기가 아닌 거죠. 에도 나와요, 도(道)를 도라고 인식하면 도가 아닙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깔때기가 왜 안 통할까. 나는 허접한 놈, 형편없는 놈 하고 막 자기부정을 하다가 상대방이 미안한 감정이 들 때쯤 깔때기를 팍 꽂아야 해요. 에 이르길 군자의 중용은 때를 가릴 줄 아는데 소인의 중용은 무기탄(無忌憚ㆍ아무 꺼릴 바가 없음)이라고 했어요. 위대한 정치인의 깔때기는 때를 노리고 들어가는데, 정 의원은 시도 때도 없이 쓰니 안 먹히는 거죠.(웃음)
난데없는 '깔때기 철학' 강의에 이은 '감옥 이야기 2장' 역시 결론은 깔때기였다. "존경받지 못하는 정치인은 큰 꿈이 있어도 못 펼쳐요. 나꼼수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컨텐츠와 진지함을 갖춘 정치인이란 평은 얻지 못해 고민고민 할 때 각하께서 딱 감옥에 보낸 거야. 감옥 1장의 키워드가 성찰이라면, 2장은 존경할 만한 정치인의 재발견이죠. 제 인생이 완성돼 가는 과정에 훌륭한 악역을 해 준 MB가 그래서 고맙죠.(웃음)"
정봉주가 감옥에 가지 않았다면 총선과 대선 결과가 달라졌을까요?
아뇨. 저 같은 정치인은 민주당에서 이단이고, 비주류죠. 계보의 쟁탈전에 제가 파고 들어갈 여지가 없어요. 제가 있었으면 나꼼수가 재작년 10ㆍ26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역할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정도로 역사의 흐름이 바뀌진 않아요. 결과론적 분석이지만, 저는 이번 대선이 박정희 시대부터 이어진 보수-진보 대결의 종결이라고 봐요. 전 세대의 막내를 찍은 거지, 새로운 시대의 장자(長子)는 아니죠. 한 시대를 끊는 역사의 필연, 이걸 뒤집기는 어려웠다는 거죠. 통찰이 놀랍지 않아요? 별로 감동을 안 하시네.(웃음)
4ㆍ11 총선 때 노원구에 출마한 김용민씨의 막말 파문과 관련, 한 인터뷰에서 "내 욕심이 원죄다. 정권교체 못한 원죄까지 진 느낌"이라고 했는데.
그땐 지역구를 놓치면 정치인으로서 삶이 절망적이라고 봤어요. 성찰의 기간이 짧았던 거죠. 임종석이 와서 그랬어요. '형은 무슨 큰 일을 할지 그것만 고민해.' 많은 분들이 그랬죠. 그런데 욕심을 못 버렸어요. 총선 패배가 다 막말 파문 탓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에는 영향을 끼쳤겠죠. 어쨌든 막말이 문제였다면, 그건 김용민의 잘못이 아니라 제게 원죄가 있죠.
대선에서 민주당이 왜 졌다고 봅니까?
제 좌우명 가운데 하나가 '간절하면 꼭 이루어진다'예요. 선거도 간절함의 싸움이죠.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국민에게 다가가는데 실패한 거죠. 통상 여론조사에 숨어있는 야당 지지층을 믿고 이긴다고 봤으니까. 그래서 막판에 더 간절하게, 절실하게 뛰지 못했죠.
여전히 네 탓, 남 탓만 하고 있는 민주당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아요.
길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겠죠. 제 책 보면 답이 딱 나오는데.(웃음) 대학입시에 떨어지면 뭘 하죠? 공부해야죠. 철학을 갖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려면 인문학의 바다에 빠져야 해요. 그냥 우당탕탕 하다가 내년 지방선거에 몰입하고, 또 우당탕탕 하다가 총선, 대선에 몰입하고 그러면 안 되죠. 저쪽이 한 수 위인 정치공학으로 붙으면 백전백패예요. 5년 뒤 집권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바꾸는 데 목표를 둬야죠. 그게 진짜 정치죠.
그는 삶의 질을 높이려면 협동조합 같은 제3의 경제부문 비중을 높여야 하고, 정당도 준(準)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ㆍCSO)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지구당이 지역공동체의 중심이 될 때 생활정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먼저 20만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을 기반으로 CSO 성공모델 만들기 실험에 착수했다. 외주제작사와 손잡고 정치카페의 진화 과정을 다큐멘터리에 담아 해외에 소개함으로써 '정치 한류'를 일으킨다는 꿈 같은 얘기도 덧붙였다. 첫 단계는 '미권스 싱글스', '미권스 마미스'같은 여성 중심 동아리 활동. "저는 양성평등주의자가 아니라 여성우월주의자예요. 여성이 지배하는 조직은 깨지지도 부패하지도 않는다고 믿죠. 동아리는 가두리 양식장인 셈인데, 어족 자원이 풍부해지면 미권스란 바다에 풀어놓는 거죠. 이렇게 힘을 키워 민주당을 에워싸고 당을 변화시키는 겁니다. 제가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정봉주 때문에 민주당을 지지할 때가 올 것이다'고 말했잖아요. 진짜 온다니까요. 이 무서운 얘기를 듣고도 아무도 나한테 전화를 안 해요.(웃음)"
박근혜 정부가 잘 하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웬걸 잘 하겠어? 싶지 않나요?
저는 찌질이가 아닙니다. MB호도 성공하기를 바랐어요. 국민들이 거기 타고 있으니까.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죠. 이 차엔 (여당 찍은) 51.6%만이 아니라 (야당 찍은) 48%도 타고 있는데, 낭떠러지로 떨어지면 국민들이 불행해지잖아요. 다만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라는 거예요. MB는 마지막 특사까지 야당을 무시했어요. 국민을 무시한 거죠. 그러면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지난 5년간 우리가 봤잖아요.
박근혜 정부가 잘 할 거 같습니까? 총리 후보자 사퇴 등 벌써부터 문제가 많은데.
노 코멘트. 몇 개월, 혹은 더 길게, 비판 안 하기로 했어요. 저격수 정봉주가 이런 말 하는 거 무서워해야 해요. 지금 50대는 박근혜한테 몰빵한 게 아니에요. 6ㆍ10 항쟁 때 거리로 쏟아져 나온 30대 넥타이 부대였고, 2002년에 노무현 대통령을 찍은 40대예요. 지금 60,70대처럼 박정희 향수에 젖은 맹목적 지지자가 아니죠. 양날의 칼이에요. 잘못하면 이분들이 먼저 돌아서요. 저는 그때 나서는 거죠. 같이 욕하며 제자리 뛰는 게 아니라 어디로 가야 할지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거예요. 왜? 나는 지도자니까.(웃음)
MB 정부 5년을 정리한다면?
한마디로 '탐욕의 용광로'였죠. 국민들의 삶과 희망을 다 녹여버린. 다시는 이런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줬잖아요. MB에 대해 개인적으로 원망 없어요. 오히려 가련하죠. 반성하고 성찰하면 웃으면서 박수를 쳐 줄 거예요.
BBK 의혹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하나요?
끝까지 옳습니다. 진실이 밝혀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정봉주가 앞으로 큰 인물로 쓰이게 된다면 우회적으로나마 제가 옳았다고 인정을 받는 거라고 봐요. 하늘이 어떤 경로로 저를 복권시켜줄 지는 모르지만, 그런 때가 오면 그걸로 족한 거죠.
나꼼수가 초심을 잃었다고 비판했는데.
사람들이 나꼼수에 열광한 건 남들이 하지 못하는 얘기를 했기 때문인데, 재미만 좇다 컨텐츠 업그레이드에 실패했어요. 공적 가치를 더 높였어야 하는데, 팬덤에 빠져 사적 소유물로 만든 거예요. 감옥에 있을 때 여러 번 경고 했지만, 도그마에 빠지면 얘기가 안 들려요. 어느 분이 안철수에 대한 지지는 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공적 열망이 응축된 건데 안철수가 마지막에 그걸 사유화했다는 평가를 했어요. 나꼼수도 똑같이 된 거죠.
김어준씨, 주진우 기자의 근황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유럽에 있어요. '셀프 수배' 중이죠. 잡으러 오는 사람도 없는데 지레 겁 먹고 피한 거죠.(웃음) 잡으러 오면 잡히면 될 것을. 방랑이 언제 끝날지는 저도 몰라요.
불화설도 떠돌았는데, 이런 얘기 막 해도 되나요?
불화는 무슨. 조기축구 회장한테 그 동네 유치원생들하고 사이 안 좋냐고 묻는 거랑 똑 같아요. 그럼 뺨 맞죠. 또 이래야 재미있잖아요. 점잖게 우리는 우정을 나눈 영원한 친구입니다, 이러면 한국일보 독자 뚝뚝 떨어지죠. 아우 재미없어, 하면서.(웃음)
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뭔가요.
앞으로 20, 30년간 대한민국의 키워드는 진화가 돼야 해요. 그래야 보수, 진보를 뛰어넘는 비전을 찾을 수 있어요. 핵심은 IT와 신재생 에너지를 결합한 '3차 산업혁명'을 토대로 남북관계 해법을 찾자는 거예요. 우리는 IT는 첨단이지만 신재생 에너지는 떨어져요. 앞선 일본의 기술력을 끌어들여 북한에 테스트 필드를 만드는 에너지 파트너십을 하자는 거예요. 한중일 협력으로 고비 사막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구상을 벤치마킹 한 건데,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들에도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어요. 북한의 핵 문제, 인권 문제도 다뤄야죠. 보수 쪽도 북한의 생존권적 인권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북한도 잘 살게 해 주고, 우리도 3차 산업혁명에 진입하는 길이에요.
처럼 대통령 출사표를 던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은 많은 학자들하고 논의한 끝에 나왔지만, 이건 제가 혼자 고민한 건데 그렇게 훌륭했어요?(웃음) 국회의원은 누구나 대통령을 꿈꿔요. 국회의원 출신 국민 정봉주로서는 아주 상식적인 꿈이죠. 하지만 이제 선후가 바뀌어야 해요. 생활정치를 잘 한 결과여야지, 그걸 목표로 삼고 가면 절대 못 합니다.
그 꿈을 실현해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경쟁자를 꼽는다면?
없어요. 무시하는 게 아니고,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해요. 시간 낭비예요. 내 일도 바빠 죽겠는데. 민주당에서도 문재인을 강하게 비판해서 낙마하면 그 자리가 자기 차지가 되는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대단한 착각이죠. 정치인들이 가장 많이, 깊게 빠지는 오류예요. 내 삶을 충실하게 살면 돼요. 그게 위대한 정치인과 일반 정치인의 차이죠.(웃음)
말 끝마다 '위대한 정치인' '치명적 매력의 소유자'를 붙이는데, 정말 위대한지는 두고 봐야겠고, 자신의 가장 큰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솔직함, 그리고 아이 같은 순수함. 에 이르길 대인(大人)은 적자지심(赤子之心), 즉 아이 적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이에요. 고 김수환 추기경의 마지막 모습을 보세요, 딱 아기 얼굴이잖아요. 계속 성찰하면서 마음을 닦아야죠.
부인께서 이제 좀 편안히 살자고 하시지 않나요?
아내는 제 삶을 너무 즐거워해요. 흥미진진하잖아요. 변화무쌍하니 바가지 긁을 겨를이 없어요. 아내가 인테리어를 하는데, 무지 예민하고 변덕이 심해요. 평범한 사람 만났으면 못 살았죠.(웃음) 제가 또 무척 자상해요. 85년에 만나서 지금까지 매주 심야영화를 보러 가요. 감옥살이 하면서 사랑이 더 깊어졌죠. 아내가 일주일에 두세 번씩 면회 다니느라 지구 4분의 1 바퀴를 돌았어요. 어마어마하죠. 서로 고마워해요.
그는 2월 아내와 함께 경북 봉화군 명호면 비나리마을로 이주한다.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서란다. "제가 봉화 정씨, 삼봉 정도전의 후손 아닙니까. 조선혁명사상의 뿌리가 거기예요. 철학의 근간을 세우고 미진한 경제학 공부도 더 하려고요. 비나리마을은 15년 전부터 귀농자들이 몰려 와 인구가 계속 늘어요. 오늘 다녀왔는데 정말 좋아요." 31일 늦은 밤 전화 통화에서 그는 아이처럼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3월쯤 헬스 책을 낸다는 소식도 전했다. "빠삐용 헬스의 진수를 보여주려고요. 권상우 보고 열광하는데, 저한테 명함 못 내밀어요. 요즘도 하루 세 시간씩 운동 해요. 단군 이래 최고의 몸짱 정치인이죠. 하하하."
선임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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