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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가 오면 호랑이 장가 가는 날… 신부가 여우라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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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가 오면 호랑이 장가 가는 날… 신부가 여우라서 그래

입력
2013.02.0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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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씨에 얌전히 비가 오면 어른들은 이런 말을 한다. "여우비가 오는 걸 보니 호랑이가 장가가나 보네." (책읽는 곰 발행)는 여우비와 '호가호위(狐假虎威)'라는 고사성어를 버무려 만든 재치 넘치는 그림책이다. 우연히 맞닥뜨린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뻔했던 여우는 위기에서 벗어난 후 자신이 '숲속의 여왕'이라고 속이고 함께 숲 속을 거닌다. 여우 뒤에 있는 호랑이를 본 동물들은 모두 기겁을 한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둘은 사랑에 빠지고 숲 속 친구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시끌벅적한 혼례를 치른다. 사모관대를 차려입고 신부 집에 들어가는 신랑, 첫날밤 창호지 문에 구멍을 뚫어 신방 엿보기, 신랑이 거꾸로 매달려 발바닥을 맞는 동상례 등 전통혼례의 이모저모를 보여준다. 둘이 주고받은 연애편지나 옷을 훌훌 벗고 숲 속으로 달아나 독립적인 결혼생활을 즐긴다는 마지막 장면 등 곳곳에 배치된 유머러스한 장치들이 단순한 스토리를 풍성하게 포장한다. 유다정 글, 유승하 그림ㆍ3세 이상ㆍ1만1,000원.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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