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내 펭귄박사 1호 김도홍씨 "펭귄과 몸으로 부딪친 7년 지금도 생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내 펭귄박사 1호 김도홍씨 "펭귄과 몸으로 부딪친 7년 지금도 생생"

입력
2013.02.01 12:08
0 0

김도홍(49)씨의 직업은 경희대 자연사박물관 소속의 학예연구사이지만, 그가 국내 '펭귄박사 1호'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김씨는 1990년부터 10년간 독일에 머물면서 수산생물학과 생물학으로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된 연구 분야는 물론 펭귄이었다. 특히 브레멘대에서 5년간 수학하면서 남극 해양물, 특히 펭귄에 관심을 둔 것이 '펭귄전문가'가 되는 계기가 됐다.

김씨는 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펭귄 연구가 무엇인지 묻자 "동사무소의 동장이 하는 일과 같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동장은 주민들의 숫자, 주소, 전입, 결혼, 출생, 사망 등을 관리하잖아요. 펭귄연구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구역내의 펭귄 수명, 종족의 수, 번식 등 펭귄 생태의 모든 것을 규명하는 것이지요."

펭귄과 인연을 맺은 건 독일 유학시절이었다. "독일에는 빙하만 연구하는 빙하남극기지가 있어요. 펭귄 등 생물을 연구하는 기지는 없는 거죠. 그래서 펭귄에 관심있던 저에게 독일 극지연구소측에서 한국의 세종기지를 연결해 줬고, 추천을 받아 세종기지에서 펭귄 연구를 시작했던 겁니다."

95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7년간 세종기지에 머물며 펭귄 생태연구에 몰두했다. 2000년엔 독일에서 아예 국내 해양연구원 소속으로 자리를 옮겨 펭귄 연구를 본격화했다. 펭귄의 터전에 직접 들어가 개체 수, 생활방식, 번식 등을 일일이 확인하며 몸으로 부딪쳤다. 장벽도 많았다. "당시 한국엔 펭귄을 집중 연구하는 기관이나 관련 연구자가 전무했어요. 제가 세종기지의 첫 펭귄 연구자로 이름을 올린 거죠. 연구 교본이 없어 세종기지와 10㎞ 떨어진 칠레 극지연구소의 도움으로 펭귄 생태를 공동 연구할 정도였으니까요."

귀국 후 국내외 각종 공동연구와 세미나 주제도 역시 펭귄이었다. 그러던어느날 회의가 생겼다. 연구에 대한 성과를 기다리기 보다는 빨리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현실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생태연구라는 게 기본적으로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닌데도 현실은 빠른 결론과 분석을 원했지요. 그렇더라도 펭귄 연구에 대한 독자적 논문이나 서적을 내지 못한 부분은 아쉽습니다."

10년째 경희대 학예연구사로 일하고 있는 그의 관심은 어린이들에게 쏠려있다. 아이들에게 자연과 생명의 존엄성을 직접 체험토록 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최근 6세부터 전 초등학생 대상의 '뚱이야 뚱이야 뭐하니?- 펭귄가족 소개하기'겨울방학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매일 펭귄 강연을 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봄 방학에도 수업을 계속한다.

"아이들이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된 펭귄 표본의 깃털, 뼈 등과 알까지 눈으로 보고, 직접 만져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얼마나 소중한 경험들이겠어요? 펭귄 연구는 멈췄지만 '펭귄 전도사'는 중단하지 않을 겁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