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세계 1위 스테인리스 와이어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의 생산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한 혐의로 중국 A사 사장 강모씨(42)와 같은 회사 부사장 이모씨(44)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지난해 7월 국내 B사에서 근무하던 중 고액 연봉을 받는 조건으로 중국 경쟁업체인 A사로 이직하기로 하고 B사의 스테인리스 와이어 생산기술과 영업비밀을 유출한 혐의다. 스테인리스 와이어는 금속의 녹을 방지하고 일정 강도 이상의 탄성을 유지하는 고부가가치 특수강이다. 자동차의 연료여과장치와 완충장치, 의료용 침, 수술용 바늘 등에 사용되며 일반 와이어보다 4배 가량 비싸다.
중국 지사장 근무 경험이 있는 강씨는 지난해 3월 중국의 신생 경쟁업체인 A사로부터 기존의 두 배가 넘는 1억6,000만원의 연봉과 경영실적의 12%를 보너스로 받는 조건으로 사장직을 제안 받았고, 이씨도 연봉 1억원에 부사장직을 제안 받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직 후에도 B사의 전산시스템에 무단 접속해 제품 생산의 핵심 내용이 담긴 ‘구매사양서’등을 다운로드 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간 6만톤 규모의 스테인리스 와이어 생산능력을 갖춘 B사는 2003년 업계 최초로 ‘세계 일류 상품업체’로 선정된 세계 1위 업체로, 중국 수출량은 매출액의 약 12.5%인 500억원 수준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A사는 강씨와 이씨를 영입해 2014년에는 7,200톤 규모의 제품 생산을 계획했다”며 “신속한 검거로 연간 500억 원의 피해를 막았다”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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