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차 핵실험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준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31일 "지금 여러가지 포착되는 정황을 볼 때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것으로 보는 게 상식"이라며 "준비는 완료됐고 정치적 판단만 남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만탑산 서쪽의 2번 갱도와 150m 떨어져 있는 서남쪽의 3번 갱도가 핵심이다. 북한은 이들 갱도에서 핵실험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유지하고 있다. 만탑산 동쪽의 1번 갱도는 2006년 핵실험 이후 폐쇄했다.
2번 갱도의 경우 내부의 전선 케이블을 밖으로 꺼내 원격 폭파가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핵실험 준비의 마지막 단계인 흙 되메우기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정보당국 분석 결과 핵실험 후 갱도 밖으로 새어 나오는 방사능을 측정하는 계측장비도 최근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여기에다 별도의 보조 갱도를 뚫어 내부에 장비를 반입하면서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번 갱도는 2번 갱도에 비해 진행 속도가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핵실험 준비 작업이 정확히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는 확실치 않다. 풍계리 상공에는 하루 세 차례 미국과 일본의 군사위성이 지나면서 사진을 전송하고 있지만 산악 지형인데다 핵실험은 땅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 파악에는 한계가 적지 않다.
북한의 핵실험 시기에 대해서는 정부 내에서도 관측이 다소 엇갈린다. 외교부는 "당장 임박한 징후는 없다"며 "결단을 내려도 1~2주는 걸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이나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인 2월 25일 이전에 핵실험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면 국방부는 "24시간 내에도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구체적인 징후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핵실험 임박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문제"라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는 보이지만 정확히 언제 할 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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