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일가의 축재 기사를 내 보낸 뒤 중국군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NYT는 지난해 10월 원 총리 일가가 27억달러(약 3조원)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한 후 4개월간 중국 해커들이 NYT 컴퓨터 시스템을 맹렬하게 공격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해커들은 해당 기사를 작성한 뉴욕타임스 상하이 지사장 데이비드 발보사와 전 베이징 지사장 짐 야들리의 이메일 계정에 침입했다. 질 에이브럼슨 뉴욕타임스 편집인은 "해커들이 발보사에게 정보를 제공한 인사의 이름을 찾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해커들이 관련 이메일이나 파일을 내려받거나 복사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커들은 모든 임직원의 비밀번호를 빼냈으며 그 중 임직원 53명의 개인 컴퓨터에 접근하려 했다.
전문가들은 해커들의 수법을 볼 때 중국군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컴퓨터 보안업체 맨디언트는 "중국군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같은 해커 집단이 중국 반체제 인사 및 티베트 활동가와 관련된 자료를 훔친 것을 보면 그렇게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NYT는 원 총리 기사가 나가기 전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경고를 받자 AT&T에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감시해달라고 요청했고 실제 사이버 공격이 들어오자 연방수사국(FBI)에 보고한 뒤 지난해 11월 맨디언트를 고용했다. 블룸버그도 앞서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당시 부주석 일가의 축재 기사를 보도한 뒤 중국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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