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안보리 결의를 '의무' 로 격상하거나 BDA식 돈줄 차단 거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안보리 결의를 '의무' 로 격상하거나 BDA식 돈줄 차단 거론

입력
2013.01.31 17:34
0 0

"북한을 옥죌 수 있는 카드는 아직 많다."

정부 관계자는 31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논의된 '훨씬 강력한 대북제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3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최후 통첩인 셈이다.

정부가 북한을 향해 이처럼 초강수를 던진 것은 3차 핵실험의 심각성에 기인한다. 북한은 과거 플루토늄을 이용한 두 차례의 핵실험과 달리 이번에는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하거나 여러 갱도에서 동시다발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 결과에 따라 주변 국가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동북아 정세와 전세계적인 비확산 체제 마저 요동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예정에 없던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도 그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대북 강경 대응에 긍정적인 점도 정부의 강력한 대북 제재 방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의 핵실험 포기를 종용하고 미국은 군사제재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한ㆍ미ㆍ일 3국은 이날 도쿄에서 열린 제5차 3국 차관보급 안보대화를 끝낸 뒤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란 내용의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3국의 차관보급 안보대화에서 공동 합의문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추가적인 대북 제재는 크게 두 갈래다. 우선 지난 23일 채택한 유엔 안보리 결의 2087의 권고조항을 의무조항으로 강도를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결의 2087은 대북 제재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ㆍ강화하는 것이지만 대부분 회원국의 행동을 촉구하거나 환기하는 권고적 성격에 그친다.

이 과정에서 '평화에 대한 위협과 파괴, 침략 행위에 관한 조치'를 규정한 유엔 헌장 7장을 원용해 대북 제재의 명분과 회원국들의 참여를 촉구할 수도 있다. 2월 한달 간 한국이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의제 설정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 결의보다 좀더 효과적인 방안은 개별 국가 차원에서 대북 제재 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선별적 금융 제재가 그 중 하나다. 미국은 2006년 북한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계좌에 있던 2,500만달러를 동결해 북한의 돈줄을 차단하는 효과를 본 전례가 있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30일 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수십 개의 가명계좌를 해외에 개설했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시행한 것처럼 북한과 거래하는 외국계 금융기관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포괄적 금융 제재 방식도 동원될 수 있으며, 북한을 왕래하는 선박의 타국 입항을 제한하는 해운 제재도 고려될 수 있다. 또 개별적인 대북 제재 대상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외교 소식통은 "금융 제재는 통치자금 유입 루트를 끊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해외계좌는 대부분 중국에 개설돼 있어 금융 제재의 실효성은 중국의 협조가 변수다. 또한 각국의 대북 제재 대상이 확대되더라도 북한이 유령회사를 만들어 기관의 이름을 바꾸고 계속 새로운 인물을 내세운다면 제재의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