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된 경우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문보경 판사는 정모(24)씨가 “군 입대 뒤 환경적 요인 탓에 이미 치료받았던 아토피 피부염이 재발했다”며 서울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등록신청 비해당 결정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문 판사는 “원고가 입대 당시에는 피부가 정상이었고 아토피 피부염이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악화할 수 있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아토피 피부염과 군 공무 수행 사이 인과관계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군 입대 전 아토피 피부염을 앓았던 정씨는 꾸준한 치료로 증상이 호전돼 징병검사에서 ‘정상’으로 판정됐다. 그러나 2008년 10월 입대 직후 증상이 다시 나타난데다 양쪽 눈에 합병성 백내장까지 발병, 2009년 8월 수술을 받았다. 같은 해 말 결국 의병 전역한 그는 군 복무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이 나빠지고 백내장에 걸렸다며 이듬해 서울지방보훈청에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지만 정부는 거부했다. 법원은 아토피 피부염에 대해서만 사건 처분이 잘못됐다고 판시했다.
국가보훈처는 2011년 말 ‘국가유공자 예우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 아토피 피부염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함께 신장질환,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등을 국가유공자 인정이 가능한 공무상 질병에 포함시켰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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