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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출범 맞춘 5ㆍ16 기념 연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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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출범 맞춘 5ㆍ16 기념 연극 논란

입력
2013.01.3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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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박 당선인의 선친인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연극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립극장에 올라갈 예정이어서 논란을 빚고 있다.

민중극단이 2월 14~24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한강의 기적’은 2011년 5ㆍ16 군사정변 50주년 기념으로 초연한 작품이다. ‘박정희와 이병철과 정주영’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박정희 시대의 경제 개발을 세 인물을 중심으로 그린다. 민중극단은 2010년 ‘6ㆍ25 전쟁과 이승만’에 이어 현대사 시리즈 2탄으로 ‘한강의 기적’을 내놨다.

이 두 편의 극작ㆍ연출가인 정진수씨는 “민중극단 창단 50주년 기념 공연의 첫 작품으로 박근혜 새 정부의 출범에 맞춰 ‘한강의 기적’재공연을 기획했다”며 “왜곡된 역사관을 바로잡아 한국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국민 통합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특정인 미화나 허구 없이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압축 정리한 기록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극인들의 시선은 차갑다. 국공립극장에 올리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높다. 아르코예술극장은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공연예술센터(HANPACㆍ이하 한팩)가 운영한다. 연출가 이경성씨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 연극에 극장을 내준 한팩을 비판했다. “5ㆍ16은 이미 위헌 판결을 받은 군사반란인데,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립극장에서 5ㆍ16 기념 연극을 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에 의한 공공 가치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글이 SNS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많은 연극인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대응에 나섰다. 이씨는 “일단 다음주에 연극인들이 모여 대관 경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한팩에 보낼 계획”이라고 전하면서 “작품 자체에 대한 비평은 공연을 보고 나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팩과 민중극단의 설명에 따르면, 민중극단은 원래 ‘얼음장수 돌아오다’라는 작품으로 대관 승인을 받았다가 ‘식민지에서 온 아나키스트’로, 다시 ‘한강의 기적’으로 작품을 변경했다. 한팩의 대관 규정에서 작품 변경은 이사장 결재가 필요한 사항이다. 첫 번째 변경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한강의 기적’은 이사장 승인이 필요 없는 제목 변경으로 처리됐다. 한팩의 대관 담당자는 “제목 변경이 아니라 다른 작품이라는 것을 승인 후인 1월 초에 알았다”고 말해 내부 검토가 부족했음을 시인했다.

한팩은 아르코예술극장 외에 대학로예술극장도 운영하고 있다. 이 두 극장의 대관 공연은 연간 400편이 넘는다. 하지만 대관 담당자는 1명밖에 안 돼 각 작품을 충분히 검토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팩 홍보 담당자는“문제가 있으면 대관 승인을 취소할 수 있지만, 결재권자인 이사장이 지난 14일로 임기가 끝나 공석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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