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28일 일본프로야구계는 발칵 뒤집혔다. 외국인 투수 리오스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소속팀 야쿠르트에서 퇴출당한 것이다. 리오스는 근육 강화를 돕는 합성 스테로이드를 주기적으로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똥은 곧 한국으로 튀었다. 리오스는 한국프로야구 외국인 투수 가운데 역대 최고였다. 특히 일본 무대에 진출하기 직전인 2007년엔 22승, 2.07의 평균자책점으로 정규리그 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6년간 뛰면서 연간 200이닝 이상을 던진 괴물은 결국 금지약물에 의존한 투수였다.
이는 한국 프로야구계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었다. 더 이상 국내 스포츠계도 금지약물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2009년엔 야구 선수 출신 A가 쓴 책 한 권으로 인해 다시 한 번 금지약물 파문이 일었다. A씨는 자서전에서 "현역시절 복용이 엄격히 금지된 스테로이드를 상습적으로 복용하는 선수들을 제법 목격했다"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복용 비율이 훨씬 높아 보이지만 사실은 한국 선수들도 다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한국 선수들이 쉽게 유혹에 빠진다는 내용이었다. 1년 동안 외국인 선수와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금지약물을 접하는 선수가 있었다는 주장이었다. 이처럼 시즌 중 일부 선수가 공개적으로 약물을 사용했다는 폭로는 야구계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07년부터 도핑 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지금까지 양성으로 적발된 사례는 총 4차례 있었다. 2009년 에르난데스(삼성), 2010년 로드리게스(KIA) 등 외국인 선수 두 명과 국내 선수 두 명이다. 다만 지난해 적발된 B선수는 치료를 목적으로 금지 약물을 복용해 엄중 경고 조치만 받은 케이스다.
KBO는 올해부터 도핑 테스트를 퓨처스리그까지 확대 시행하고 표적검사 인원도 늘릴 예정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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