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선 '베페 베이비페어(이하 베페)'기 열립니다. 정식명칭은 ㈜베페가 주최하는 서울국제 임신출산용품 박람회이지요. 150여개 육아용품 회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제품을 홍보하고 할인판매도 하는 행사입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행사 당일 오전 무료 대여하는 신형 유모차를 빌리고 샘플제품을 '싹쓸이'하기 위해 배가 불룩한 예비 엄마들이 문 열기를 기다리며 전시관 앞에 장사진을 치는 이색 풍경이 펼쳐질 것입니다.
2000년 처음 시작해 매년 2회씩 개최되는 베페는 2010년 이후 매회 관람객 수가 10만명이 넘는 초대형 전시회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회당 관람객이 10만명이 넘는 행사는 서울모터쇼, 부산모터쇼, 게임전시회 지스타 등 4~5개에 불과합니다. 베이비페어엔 지난해 총 24만명이 관람했고, 때문에 유사한 전시회가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장기 불황이 계속되는데도 베이비페어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에게 주는 것은 아끼지 않는 엄마들의 소비풍토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부스를 설치하는 기업만을 주요 고객으로 생각하는 다른 전시회와 달리, 무료 입장하는 관람객도 중요한 고객으로 여기고 장기 관리하는 '발상의 전환' 역시 베페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베페 홈페이지에서 회원에 가입하면 무료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관람객들은 회원에 가입하게 됩니다. 웹사이트에서는 전시 1주 전부터 전시장에서 판매하는 할인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서포터즈'와 '체험단' 운영, 묻고 답하는 커뮤니티 운영, 오프라인 문화행사 초대 등 회원들에게 1년 내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전시장 구성과 서비스도 회원의 의견을 반영해 매번 바꿉니다. 아빠를 위한 '대디 라운지'도 회원 의견을 수렴해 설치한 곳입니다.
요즘 컨벤션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정부도 틈만 나면 컨벤션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요. 하지만 컨벤션산업이 대형 컨벤션센터만 짓는다고 되는 것은 아니겠죠. 순수 민간 산업박람회인 베페의 성공에서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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