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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 말의 설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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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 말의 설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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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3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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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30대 나이에 아시아 여성 최초로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에 임용돼 화제가 된 석지영 교수는 자신에게 "성공이란, 진정한 기쁨을 주는 것을 찾아 그것을 탐구할 수 있는 자유를 획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아는, 성공에 대한 가장 감동적인 정의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말을 석지영 교수가 하지 않고, 사회적 성취의 경험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들, 그러니까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했다면 이만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아마도 대부분은 이들의 말이 자신의 처지를 미화하기 위한 에두름이거나 변명이라고 간주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 개입된 진실을 판정하는 사고의 기준 혹은 근거는 무엇일까. 나는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의 진실을 폄훼하거나 낮게 평가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다만, 말이 갖는 설득력을 결정짓는 발화자의 권위가 발생하는 사회적 구조를 들여다보고 싶은 것이다. 말의 권위는 그러므로, 그 말을 받아들이는 수신자들의 욕망이, 그 말 속에 얼마나 대입될 수 있느냐에 따라 발생하는 것 아닐까. 그리고 그 욕망이란 발화자의 사회적 권위에 대한 선망의 양과 동일한 것일 테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이런 사회일수록 문화적으로 후진 사회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말이 품고 있는 진실을 발화자의 권위와 무관하게 받아들이는 사회, 사실상 불가능하겠지만 그 사회가 인류가 최후에 가 닿는 진보사회일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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