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 불산 누출 사고로 숨진 박모(35)씨는 삼성 측의 발표보다 3시간가량 더 오래 보수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경찰청과 화성동부경찰서 수사전담반은 31일 "사고 당일 CCTV 화면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작업자들은 28일 오전 0시13분부터 오전 7시45분까지 사고 현장에서 작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삼성전자가 밝힌 "27일 오후 11시38분부터 STI서비스 작업자들이 수리작업을 해 오전 4시46분에 작업을 마무리했다"는 공식 발표 내용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보수작업 횟수도 삼성은 2차례라고 밝혔지만 경찰은 박씨 등이 3차례 사고 현장에서 작업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1차 28일 오전 0시13분~3시21분 ▦ 2차 4시36분~4시44분 ▦3차 4시45분~7시45분 3차례 사고 현장에서 작업했다. 박씨는 이날 오전 0시13분 사고 현장에 도착해 흰색 내산 가운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오전 3시21분까지 1차 보수작업을 한 뒤 귀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불산이 또 누출됐다는 연락을 받고 오전 4시36분 현장에 다시 도착해 방독면만 쓴 채 작업하다 불산 누출이 심해지자 오전 4시45분 방제복과 방독면 등을 갖춘 후 3차 보수작업에 들어갔다.
경찰은 "박씨 등이 두번째로 현장에 들어갔을 때부터 사고 현장 내부에 불산 증기가 뿌옇게 차 오염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CCTV 분석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씨는 3차 작업을 마친 후 가슴 등에 통증을 호소해 간단한 응급처치를 받고 오전 7시50분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31일 오전 10시30분쯤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에 인접해 있는 용인시 기흥구 농서동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이소프로필알콜(IPA) 2~3ℓ가 유출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IPA는 반도체 장비나 병원 의료기기 세척용 등으로 쓰이는 화학물질로, 유독물질로 분류돼 있지는 않다. 이날 사고는 폐기물 처리업체 직원 3명이 관로를 통해 IPA를 폐기물 차량으로 옮겨 싣다가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IPA는 30여분 만에 제거됐다.
화성=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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