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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장례 싸고… 한진重 노사 다시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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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장례 싸고… 한진重 노사 다시 대립

입력
2013.01.3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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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의 노조탄압에 대한 괴로움을 호소하며 지난해 12월 자살한 한진중공업 복직 노동자 최강서씨의 장례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30일 노조와 경찰과의 대치과정에서 최씨의 시신이 든 관이 시위대들에 의해 한진중 공장 안으로 옮겨지면서 유족과 노조는 이틀 째 시신 부패를 막기 위한 냉동탑차 진입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노조원 등이 공장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격하게 대립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31일 오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협상에 나설 때까지 농성을 멈추지 않겠다"며 "관을 밖으로 빼내기 위해 농성을 방해한다면 크레인 고공 농성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158억원 손배소 철회▦노조 탄압 중단 ▦유가족 대책 마련 ▦경찰에 연행된 노조원 석방 ▦농성 중인 노조원들의 무사귀가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씨의 부인 이서화씨도 이날 호소문을 내고 사측에 교섭을 촉구했다. 이씨는 "유가족들은 한진중공업 사측의 성의있는 답변을 기다렸지만 (사측은 조문도 한 번 오지 않고) 사람들을 보내 유가족들의 동태나 살피게 했다"며 "더 이상 (장례를 치르지 않고) 참을 수 없어 남편이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던 한진중공업 정문 앞으로 가기로 결정했고, 우리는 언제든지 회사측과 교섭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노조원들이 시신을 담보로 투쟁을 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어떤 부모, 어떤 부인이 주검을 담보로 투쟁을 하겠느냐"며 "하루라도 빨리 장례를 치르고 싶은 마음에 남편에겐 집과 같은 한진중 정문으로 가려고 했지만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다른 문을 발견하고 들어간 곳이 공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측의 입장은 완강하다. 시위대가 공장 점거를 중단하고 최씨의 시신과 함께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결코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시위대가 국가보안시설인 영도조선소 철문을 부수고 난입, 시신을 내세워 농성을 하고 있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시위대의 불법점거로 직원과 선주 관계자, 협력업체 직원 등이 정상출근을 못하고 있고 관리직 직원 수 백 명이 건물에 고립돼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노조가 요구한 냉동탑차의 진입을 가로막자 회사 밖에 있는 노조원들은 이날 시신 부패를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드라이아이스를 공장 내부로 전달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30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석했던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부산 영도 대교동 구민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던 최씨의 시신을 영도조선소 정문 앞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로 옮겨 추모식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운구를 막아서는 경찰과 대치하던 조합원들은 한진중 조선소 서쪽 출입문을 열고 공장에 진입했다.

최씨는 지난해 12월 사측이 노조에 제기한 158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 금속노조 한진중지회에 대한 탄압 등에 대한 분노와 괴로움을 적은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지만 사측이 손배소 철회를 거부하면서 42일째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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