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은행에 과태료 1,000만원 부과
시중은행들이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를 판매하면서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대출해주면서 보험에 가입하도록 강요하는 일명 ‘꺾기’를 일삼은 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4월 23일부터 약 40일간 국민 하나 전북 외환 광주 우리은행 등 6개 은행을 대상으로 방카슈랑스 영업행위를 테마 검사한 결과,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등 은행들의 부적절한 판매 행위를 적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우리은행은 2011년 9월 21일부터 작년 4월 26일까지 고객 50명에게 한화손해보험의 ‘무배당 VIP 명품보험’을 팔면서 일시납 계약은 추가적립을 할 수 없다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2년 납입계약을 맺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보험료 추가적립은 일시납 연납 등의 납입방법과 상관없이 가능하다. 고객들은 결국 2년 납입계약을 맺어 1인당 34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총 7,800만원이 적은 만기환급금을 수령했다. 김봉진 금감원 팀장은 “우리은행의 직원 평가항목에는 일시납보다 연납을 많이 유치한 직원에 점수를 더 주도록 돼 있어 점수를 더 쌓으려는 직원이 고객에게 고의적으로 거짓정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하나 외환은행은 동부화재와 현대화재의 저축보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판매건수를 늘리려고 더 나은 계약조건을 알리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이들 은행은 7명에게 각각 ‘일시납 목돈플랜’과 ‘일시납 이자플랜’2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면서, 일시납 목돈플랜에만 가입하면 만기 시 더 많은 환급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숨겼다. 그 결과 계약자는 1인당 140만원에서 3,700만원까지 총7,500만원에 이르는 만기환급금 손실을 입었다.
대출자에게 강제로 보험을 판매하는 꺾기도 여전했다. 국민은행과 광주은행은 중소기업 6곳과 신용도가 낮은 개인 12명에 18건의 대출(6억7,400만원)을 하기 1개월 전후로 대출금액의 1%가 넘는 1억100만원 규모의 구속성 보험상품 18건을 팔았던 사실이 적발됐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에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하고, 부당 판매 행위와 관련된 모든 직원들에 대한 징계조치를 각 회사에 의뢰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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